윤석열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페루 리마 대통령궁에서 열린 한·페루 용골식 명판 서명식에서 HD현대중공업이 페루 시마조선소에서 건조하고 있는 함정의 용골식 명판에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과 서명한 뒤 박수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자원 부국이자 올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의장국인 페루와 정상회담을 통해 핵심 광물 공급망 확보와 방위산업 등 경제ㆍ주력산업 지평 확대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APEC 정상회의가 열린 페루 리마에서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방산, 인프라, 공급망 등 전방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고 언론 발표를 통해 밝혔다.
두 정상은 공동선언문에서 양국이 2012년 수립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다양한 분야에서 역동적으로 강화하고 다각화해왔음을 강조하며 △무역ㆍ투자 △과학 △기술ㆍ혁신 △정보통신기술 △방산 △관광 △인적교류 △글로벌ㆍ지역 도전과제 관련 다자협력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 관계를 더욱 심화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 이날 회담을 계기로 공급망, 방산, 인프라 분야에서 8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됐다.
윤 대통령은 특히 안보ㆍ방산 분야에서 △KF-21 부품 공동생산 △해군함정(잠수함) 공동개발 △육군 지상장비 협력 총괄협약서 등 3건의 MOU와 협약서를 체결했다며 “한-페루 방산 협력을 전방위적으로 가속화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친체로 신공항 건설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페루가 중남미 교통, 물류 허브로 도약할 수 있도록 양국의 인프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방위사업에 대한 전략적 협력 파트너로서 대한민국의 역할을 강조하고 싶다”며 “한국과 페루 간의 대규모 방산 프로젝트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어 “한국은 정부 및 디지털 변환 분야에서 페루의 역량 강화를 위해 매우 귀중한 기여를 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가 제4차 산업혁명에 성공적으로 통합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강한 우려를 표하며 양국 간 긴밀한 공조 의지를 재확인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에도 미국 조야의 초당적 지지에 힘입어 한미일 협력 체계를 계속 발전시켜나가자는 데도 뜻을 모았다.
전날 한미일 정상회의에서도 3국은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을 강력 규탄하면서 한미일 협력의 계승과 발전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이를 위해 한미일 협력의 상징인 ‘캠프 데이비드 정신’을 지속적으로 이행할 협력사무국을 출범시키기로 합의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 중요한 3국 정상회의를 여는 것은 저로서는 (이번 회의가) 마지막이 될 것 같다”며 “앞으로 영속할 수 있는 파트너십을 구축한 것에 대해 큰 성과라고 믿는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2년 만에 정상회담을 갖고 자유시장ㆍ자유무역 등에 기반한 양국 간 경제협력을 구축해 나가고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서비스 투자 협상’을 조기에 타결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을 통해 한중 양국이 함께 발전을 도모하자는 것으로, 한국과 중국의 경제협력이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되도록 함께 만들어가자는 의미라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트럼프 2기 집권체제 ‘보호무역주의’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한중 FTA 등 자유무역 체제의 필요성을 부각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윤 대통령은 또 “중국에 진출한 우리 한국 기업들이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환경 속에서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잘 살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시 주석 측은 ‘자유시장’, ‘개방된 시장’, ‘국제주의’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면서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캐나다, 브루나이 등과도 정상회담을 갖고 공급망ㆍ방산ㆍ청정에너지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APEC 정상회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로 이동해 다자 외교와 릴레이 양자회담 행보를 이어간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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