加, 자본이득세 전환… 美는 40%
기업ㆍ인재 ‘엑소더스’ 급증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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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출입국ㆍ외국인정책 통계연보(통계청) |
[대한경제=한형용 기자] 글로벌 추세에 역행하는 한국의 과도한 상속세가 해외 투자이민을 부추기고 있다. 이는 양질의 세원 기반을 무너뜨리고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우수인재의 해외이탈이라는 악순환 고리를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1997년 45%, 2000년 50%로 연이어 인상됐다. 최대주주 할증과세시에는 최고세율이 60%에 달한다.
이와 달리 G7국가들은 상속세를 폐지하거나 최고세율을 인하해 왔다. 캐나다는 1972년 상속세를 폐지하고 자본이득세로 전환했고, 미국은 55%에서 35%까지 낮췄다가 2012년 40%로 고정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상속세가 있는 나라는 24개국이며, 상속세가 없거나 자본이득세 등으로 전환한 나라는 14개국으로 집계됐다. 상속세가 있는 국가의 평균 최고세율은 26%로 우리나라와 비교해 절반 가량 낮다.
주목할 부분은 투자이민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배경에는 한국의 ‘징벌적 상속세’가 자리 잡고 있다. 자녀 교육을 위한 선택도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부의 승계’를 위한 방안과 맞물려 있다는 게 투자이민 업계의 설명이다.
과도한 상속세 정책이 25년째 지속되면서 기업과 인재 모두 한국을 떠나고 있다는 의미다. 투자이민 업계 관계자는 “투자이민 인기 국가는 세금 혜택 자체가 한국보다 유리하다”고 했다.
국정상실 통계에서도 이러한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한국 국적상실자는 연평균 2만명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연도별로 △2018년 2만6608명 △2019년 2만2078명 △2020년 2만5034명 △2021년 2만1271명 △2022년 2만5425명 △2023년 2만5399명을 기록했다.
이 중에는 상속세를 피해 이민에 나선 사례가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지난해 국적상실자 가운데 상속세가 없는 캐나다와 호주, 싱가포르, 뉴질랜드 등으로 이주한 인원 수는 6400명이 넘었다.
이 과정에서 야당 등이 상속세 개편에 반대하는 세수 감소 및 부의 재분배 기능 약화라는 우려보다 자산가들의 ‘엑소더스’에 따른 양질의 세원 기반이 흔들릴 것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글로벌 경제질서 속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어려움을 헤쳐나가야 하는 우리 기업들에 세계 최고 수준의 상속세 부담을 지우는 것은 지나친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형용 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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