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오티스ㆍTK, 교체시장 80% 이상 점유
교체 공사 후 유지관리 사업까지 연계 가능
리모델링 기간 단축, 전면ㆍ부분 교체 패키지 상품 제시
신기술 리모델링 시장 선제 적용
서울 시내 설치된 엘리베이터./ 사진:신보훈 기자 |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최근 엘리베이터 교체시장은 그야말로 총성 없는 전쟁터다. 승강기 시장이 침체한 상황에서 이미 설치된 엘리베이터를 어떤 업체가 확보하느냐에 따라 전체 점유율이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체설치가 이뤄지면 향후 유지관리사업 수주까지 기대할 수 있어 승강기 업체들도 수주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엘리베이터 교체시장은 현대엘리베이터, 오티스엘리베이터, TK엘리베이터 등 3사가 과점 구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교체 대수 기준으로 현대엘리베이터가 약 37%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오티스엘리베이터가 29%로 뒤를 이었다. TK엘리베이터는 약 15%를 차지해 3위를 기록했다. 이는 현대 40%, 오티스ㆍTK 40%의 전체 승강기 시장 점유율과 비슷한 구도다.
승강기 업계 관계자는 “엘리베이터 시장은 전방산업인 건설 경기에 1∼2년 정도 후행하는 특성이 있다. 주택 경기 침체에 3기 신도시 사업 지연으로 앞으로 몇 년간은 신규 시장이 커지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반면 노후 주택의 교체 수요는 꾸준히 증가한다. 전체 매출에서 교체 실적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노후승강기 관련 영업 조직도 강화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래픽:한슬애 기자 |
이에 따라 제조사 사이에선 교체시장 선점을 위한 영업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1위인 현대엘리베이터는 교체 시한이 다가온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를 찾는 등 ‘발품 영업’에 적극적이다. 엘리베이터 제품의 고속화ㆍ고급화 추세에 맞춰 하이엔드 제품도 강조하고 있다. 최근엔 타사 노후승강기 교체를 위한 권상기(제어장치)용 보조장치를 개발하고, 리모델링 공사 중 정비 기간을 단축하는 하이브리드 제어반을 도입하는 등 입주민 편의성에 집중하고 있다.
오티스엘리베이터도 노후 승강기 교체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패키지 상품군을 마련, 제품ㆍ서비스 품질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외국 초고층 빌딩의 승강기 교체 실적을 내세우며 국내 시장에서도 차별화한 영업전략을 짜고 있다.
오티스엘리베이터코리아 관계자는 “승강기 사용 연수와 예산 단계별로 부품 교체, 승강기 부분 교체, 승강기 전면 교체 등 다양한 패키지를 구성해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며,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부르즈 할리파 등 교체 시기가 도래한 외국 초고층 빌딩도 다시 오티스를 찾고 있다. 전 세계 수많은 교체 사업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초고층 빌딩의 교체 시장도 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TK엘리베이터는 MOD리뉴얼사업부를 중심으로 전국 노후승강기 대상 전면 및 부분교체 사업 영업을 강화했다. 또한, 기존의 로프 엘리베이터의 단점을 보완한 신기술도 전면에 내세우며 기술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다.
TK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정부 시책과 지자체 지원금 정책에 따라서 입주민이 승강기 교체를 서두르면 시장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이에 전문 설치인력 투입과 특별 공정관리 기법 활용으로 차별화된 설치역량을 선보이고 있다”며, “업계 최초로 분리형 시브 제품을 출시해 리모델링 시장에 선제 적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래픽:한슬애 기자 |
노후 엘리베이터가 집중된 수도권은 승강기 업체들의 영업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전국에 15년 이상 사용된 엘리베이터는 약 24만대인데, 이 중 서울ㆍ경기ㆍ인천에 13만대가 몰려 있다. 특히, 전면 교체 시급성이 큰 25년 이상 엘리베이터의 65%가 수도권에 분포해 유지관리 사업과 연계한 영업활동에 나서고 있다.
다른 승강기 업체 관계자는 “교체시장은 신규 설치 사업의 부진을 만회하는 먹거리이면서, 장기적으로 안정적 수익 창출이 가능한 유지보수 사업의 교두보이기도 하다”며, “제조시장과 달리 유지보수 시장은 가격경쟁력을 내세운 수백개 중소업체가 진출해 있지만, 대형 업체도 첨단 승강기 유지관리 서비스를 적용하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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