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은 기후변화가 더 이상 미래의 걱정거리가 아니라 현실로 다가온 위기임을 국민 모두가 각성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정부는 이러한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농업농촌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스마트농업 확산 정책을 지속적으로 발굴·추진하고 있다.
미래 농업 혁신의 거점으로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조성하고 청년농의 스마트농업 창업 지원을 위한 임대형 스마트팜 공급, 노지 스마트팜을 통한 곡물, 과수생산 디지털화, 무인자동화농업 시범사업 추진 등 국가 식량공급기반 안정화를 위해 농업분야에서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다양한 가능성에 도전하고 있다.
아울러, 다년간의 노력 끝에 지난 7월 26일 부터‘스마트농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스마트농업법)이 본격 시행되어 스마트농업 육성계획 수립, 스마트농업 육성지구 지정, 스마트농업인력 전문교육기관 지정, 스마트농업관리사 자격제도 시행 등의 제도적 기반 또한 마련되었다.
미래 기후변화가 본격화된 한반도 상황을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지구상에서 극한 기후여건에 놓여있는 지역 중 하나인 중동의 경우를 보면 대체로 농산품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다.
이러한 악조건에 더해 COVID-19로 인한 국제적 물류대란 기간동안 재난에 가까운 식량수급 어려움을 겪고 난 뒤, 식량안보에 대한 경각심이 매우 높아진 상태이다.
이에 따라 중동 국가들의 스마트팜 수요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으며, 우리 스마트팜 기업들도 전년 대비 2배 이상의(296만불) 대 중동 수출실적을 달성하는 등 새로운 기회요소가 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여러 스마트팜 형태 중‘수직농장’에 이들의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수직농장(Vertical Farm)은 식물공장(Plant Factory), 실내농장(Indoor Farm)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외부환경과의 차단율이 높은 건축물을 사용하여 외부공기의 필터링을 통한 유입, 인공광원의 활용, 다단재배 등 기존의 스마트팜 온실보다 빛,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양액 등을 적극적, 인공적으로 제어하여 외부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고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여 식물의 안정적 계획생산이 가능한 시스템을 일컫는다.
기후변화로부터 자유로운 생산 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수직농장은 미래 농업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외부환경과의 차단이 가장 중요한 요소인 만큼 수직농장은 온실보다는 건축물의 형태에 가까워 온실 대비 높은 시설비용과 각종 인허가의 벽에 부딪히고 있는 현실이다.
인공광을 활용한 식물공장 중에서 손익분기점 이상의 흑자를 낼 수 있는 확률은 20%에 그칠 만큼 투자효율이 높은 산업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직농장 산업의 미래 수요와 가능성에 일찍이 눈을 돌린 국내 민간기업은 컨테이너형 수직농장, 기존 시설물(지하철․폐터널․폐교 등)을 활용한 수직농장 등 다양한 시도를 이어 오고 있다.
일례로 대전광역시에서는 원도심 살리기 사업의 하나로 공실을 활용하여 스마트팜을 조성하는 ‘대전팜’사업을 시범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2호점까지 개장한 상태이며 생산량보다는 실증연구와 교육에 초점을 맞춘 시설이지만, 도심형 스마트팜 조성으로 도시재생과 푸드마일리지를 획기적으로 낮춰 지속가능한 농업생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스마트농업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사업이라 평가할 수 있겠다.
또한 정부는 수직농장이 농업시설임에도 농지에 설치하기가 어려웠던 규제를 개선하여 농촌공간재구조화법에 따른 농촌특화지구와 스마트농업법에 따른 스마트농업 육성지구에서는 별도의 농지전용 없이 수직농장을 설치할 수 있게 하고, 산업집적법 및 산업입지법 개정으로 산업단지 내에 수직농장이 입주할 수 있는 법적근거를 마련하였다.
아울러 수직농장을 경영하는 농업인도 농업경영체 등록을 할 수 있는 기준을 신설하였으며, 스마트팜 종합자금, 스마트팜 정보통신기술(ICT)융복합 확산사업 등 정책지원 대상에 수직농장을 포함하였다.
이처럼 다양한 방향으로 전개되는 수직농장 확대 정책의 구체화는 우리의 미래농업과 식량안보 보험을 드는 것에 견줄 수 있다.
현실에서 많은 비용과 기술을 필요로 하는 수직농장 확대는 어쩌면 과도한 시도로 보여 질 수도 있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눈앞에 닥친 기후위기처럼, 식량위기 또한 불현듯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과거를 돌이킬 수 없다면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골든타임은 지금도 지나가고 있다.
이민수 농어촌공사 충남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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