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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업계 치킨게임 장기화]① 제강사 ‘저가 공세’에 가격경쟁 과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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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12-13 06:00:26   폰트크기 변경      

이달 철근 마감가격 t당 70만원

t당 91만원 기준가격보다 저렴

현대제철 등 제강사 실적 급감

야간생산 등 감산조치 역부족


[대한경제=서용원 기자]올해 철근 마감가격이 1년 내내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원가에 근접한 t당 80만원은 고사하고 70만원까지 떨어지며 1군 제강사의 실적을 압박하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가 주원인이긴 하지만 제강사 간의 저가경쟁인 이른바 ‘치킨게임’도 한몫한다는 분석이다.

오르지 않은 가격에 1군 제강사들은 생산 및 판매에 변화를 주고 있지만, 가격 반등은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가격하락을 틈탄 수요자의 구매방식 변화로 인해 당분간 현재 하락한 가격의 고착화가 유력시되는 모습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철근(SD400) 마감가격은 t당 70만원 수준에 형성됐다. 
유통시세 또한 t당 71만5000원으로 지난주보다 2만5000원 줄었다. 기준가격은 t당 91만4000원으로 유통시세보다 무려 20만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

철근가격은 철스크랩 등 생산원가를 바탕으로 한 기준가격, 제강사가 유통업체 등에 넘기는 마감가격, 유통업체들이 시중에 판매하는 유통시세 등으로 구분된다. 마진을 고려하면 유통시세-마감가격-기준가격의 순으로 비싼 게 일반적이지만, 기준가격이 가장 비싼 기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제강사는 가격이원화 정책을 펴면서 마감가격(유통향)을 기준가격(건설향)에 t당 8만원을 더해 책정했다. 건설향은 대량으로 구매하는 대형건설사에, 유통향은 스폿으로 구매하는 중견ㆍ중소건설사에 판매하는 가격으로 통용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1군 제강사들의 실적도 곤두박질쳤다. 현대제철은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7% 이상 급감했고, 동국제강도 80% 가까이 줄었다. 철근 부문만 본다면 손실을 기록했다는 평가다. 하반기 들어 야간에만 생산하거나 아예 생산을 멈추는 등 고강도 감산 조치를 시행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역대 최고점을 찍었던 2021년 5월 t당 135만원과 비교하면 3년 만에 반토막난 셈이다.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수요량이 줄어든 게 철근 가격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이지만, 제강사 간의 저가경쟁도 가격하락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 4월 조달청의 관수철근 입찰 이후 낙찰받지 못한 2군 제강사들이 현금확보를 위해 낮은 가격에 물량을 시중에 풀면서 가격경쟁을 과열시켰다는 진단이다.


제강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수요가 줄었다 해도 공급이 줄면 가격은 어느 정도 선에서 방어되어야 하는데, 고강도 감산 조치에도 가격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은 저가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증거”라면서, “일시적인 현상도 아니고, 1년 내내 기준가격이 마감가격보다 10만∼20만원 비싼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수요자ㆍ공급자 간의 거래 방식의 변화가 감지된다. 현대제철의 경우 현재의 마감가격 대신 ‘최저 마감가격’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최저 가격을 정한 뒤 무조건 그 이상으로 철근을 판매하겠다는 전략이지만, 시장에서 통할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수요자들은 가격하락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눈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형건설사의 경우 그동안 가격보다는 안정적인 물량 확보에 중점을 둬 기준가격으로 거래해왔는데, 최근 들어 유통사를 통한 마감가격으로 철근을 구매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럴 경우 마감가격이 기준가격을 대신해 고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용원 기자 an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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