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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업계 치킨게임 장기화]② “치킨게임, 관수철근 입찰로 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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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12-13 06:00:23   폰트크기 변경      
업계 시각은

 

[대한경제=서용원 기자]제강사 간의 치킨게임은 조달청의 관수철근 입찰에서 비롯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낙찰받지 못한 제강사들이 재고 물량을 낮은 가격에 시중에 풀면서 저가경쟁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달청이 지난 4월 실시한 올해 관수철근(연간 단가계약) 입찰은 유독 치열하게 전개됐다. 조달청에서 구매방식을 다수공급자계약(MAS)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마지막 최저가 입찰인 데다, 건설경기 침체 속에서 적잖은 물량을 확보할 수 있어 제강사들엔 놓칠 수 없는 판매처였다.

무엇보다 고정된 가격, 그것도 시중보다 비싸게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2025년 6월30일까지 총 163만6200t을 공급하는 내용의 입찰에서 예정가격은 t당 86만원. 이전 2022년도 입찰의 예정가격(t당 99만원)보다는 13.5% 하락했지만, 지난 4월 철근 마감가격이 t당 75만5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13.9% 높았다. 제강사의 투찰가는 예정가격보다 낮았지만, 민간에 판매하는 것보단 나았다.

그 결과 대한제강이 47만5000t으로 전체의 29% 물량을 가져가는 등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2022년도 입찰에서 대한제강이 낙찰받은 물량은 전체의 19% 정도였는데, 비중을 절반이나 늘린 것이다. 한국제강(6.6%→10%)도 비중을 늘려 낙찰받았고, 2022년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신생 한국특강도 9%의 물량을 가져갔다.

추후 계약 체결한 제강사 중 최고가는 t당 78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시장 평균가격과 2만5000원, 지금 가격과는 10만원이나 비싸다.

문제는 낙찰받지 못한 제강사였다. 그동안 꾸준히 관수철근을 공급하던 제강사 입장에선 계산하지 못한 재고가 쌓인 셈이었다. 결국 이 물량이 시장에 풀렸고, 가격하락을 촉발시켰다는 주장이다.

실제 관수철근 입찰 다음달인 5월 시장가격은 t당 72만5000원으로 4월 대비 3만원 빠졌고, 6월에는 여기서 4만원이 더 하락해 60만원대(68만5000원)로 내려앉았다.

업계 관계자는 “철근 가격이 60만원대로 내려온 것은 코로나 팬데믹 전인 2020년 이후 처음”이라면서, “2022년도 관수철근 입찰 땐 시중 가격이 너무 올라 사상 첫 유찰 사태까지 벌어지기도 했었는데, 불과 2년 만에 시장 상황이 뒤바뀌면서 가격에까지 충격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후 1군 제강사들의 적극적인 감산 조치와 건설 성수기로 지난 9월 시장가격이 80만원대를 회복했지만, 이내 다시 60만원대로 미끄러졌다”며, “내년에도 경기 회복이 가시화하지 않는 한 철근업계의 치킨게임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용원 기자 an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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