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희용 기자] 올해 해운업계는 홍해 사태와 미중 무역갈등이라는 양대 변수에 따른 운임 강세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했다.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촉발된 홍해 사태는 해상운임 상승 효과로 이어졌다. 선박들이 수에즈 운하 대신 희망봉으로 우회하면서 운항거리가 늘어났고, 길어진 운항 거리만큼 새로운 선박이 투입돼야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평균 986포인트였던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올해 3분기 평균 3082포인트로 급등했다. SCFI는 4분기 들어서도 2000선을 유지하는 중이다.
여기에 미중 무역갈등이 촉발한 ‘중국발 밀어내기 물량’이 더해지며 운임 상승을 가속화했다. 미국이 8월부터 전기차(25%→100%), 반도체(25%→50%) 등 중국산 수입품의 관세인상을 예고하자 중국 기업들이 제재 전 물량을 선적하려 하면서 컨테이너선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시장 불확실성을 키운 또 다른 변수는 미국 동부 항만 노조의 파업 리스크다.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가 항만 자동화 반대를 이유로 미국해양협회(USMX)와 대화 단절을 선언하면서 물류 대란 우려가 커졌다.
이러한 복합적 요인들 속에서 국내 주요 해운사들은 실적 호조를 보였다. HMM은 3분기 매출 3조5520억원, 영업이익 1조461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 67%, 영업이익은 19.3배 급증했다. 현대글로비스와 팬오션도 각각 22.1%, 61.2%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보였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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