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20일(현지시간) 취임 첫날 행정명령들에 서명하고 있다. /EPAㆍ연합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미국 정부가 4일부터 시행을 예고했던 캐나다,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한 달 간 유예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는 3일(현지시간) 캐나다ㆍ멕시코 정상들과 차례대로 통화를 갖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SNS를 통해 밝혔다.
이에 따라 무차별 관세 전략으로 고조됐던 국제사회 긴장감도 당분간은 다소 누그러질 전망이다. 역시 4일부터 10% 관세를 부과할 예정인 중국과도 극적 봉합을 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두 차례에 걸쳐 트뤼도 총리와 통화를 한 뒤 SNS를 통해 캐나다가 마약 및 이민 단속을 위해 국경을 강화키로 했다면서 “저는 이 첫 결과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캐나다와 최종적인 경제 협상이 성사될 수 있는지 보기 위해 지난 1일 발표된 관세는 30일간 유예될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는 미국에 △마약 문제 담당 ‘펜타닐 차르’ 임명 △국경 강화 위해 13억 달러 투입 △마약 차단 위한 인력 1만명 국경에 유지 △마약 범죄 조직 테러리스트로 지정 △마약 및 범죄, 돈세탁 대응을 위한 양국 합동 타격 부대(Joint Strike Force) 발족 등을 약속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통화에서는 마약ㆍ불법 이주민 단속을 위한 국경 강화를 약속하며 관세를 유예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미국은 국경 지역에 1만명의 군인을 파견하기로 했다고 트럼프는 밝혔다.
또 멕시코는 향후 한 달간 재무부, 상무부, 국무부 등이 참여하는 가운데 미국의 25% 관세 시행 여부 등을 놓고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ㆍ제조업 담당 고문은 기자들과 만나 “해당 국가로부터 협조를 얻지 못할 경우 당연히 관세는 시행될 것”이라면서 “우리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해야할 일이 많다.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하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서도 “아마 24시간 내로 대화할 것”이라며 “우리나라에 펜타닐이 들어오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대(對)중국 관세는 ‘개시 사격(opening salvo)’이었다며 “우리가 합의(deal)하지 못하면 중국 관세는 더 올라갈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는 중국 개입을 주장하고 있는 파나마 대해서도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미국이 운영권을 되찾기 위해 7일 파나마 측과 운하 문제에 대해 통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역시 추가 관세를 예고한 유럽연합(EU)에는 미국산 자동차와 농산물을 팔기 매우 어려워 관세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어 “모든 화학품을 쓸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겠다”면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 지명자가 화학품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많은 나라가 교역에서 미국을 끔찍하게 대한다면서 “나라면 지금 당장 모든 국가에 상호(reciprocal)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거듭 주장했다.
관세 ‘타깃’으로 지목되는 많은 국가들이 이른바 ‘동맹’이라고 불리지만 미국을 잘 대우하지 않는다며 “미국과 ‘합의(make a deal)’를 하고 싶어서 죽을 지경”이라고 거듭 피력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