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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불 뿜는 초고가 주택시장을 가다… 반포ㆍ압구정 등 최상급지 시세 상단 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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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2-09 16:32:46   폰트크기 변경      

반포ㆍ압구정 등 초고가 아파트 시장이 설 연휴를 전후로 신고가를 연일 기록하며 서울 아파트시장 반등세를 이끌고 있다. 사진은 압구정 현대아파트 모습. 사진 = 이지윤 기자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기대감에 잠실도 ‘들썩’

호가 2∼3억원 뛰어… 똘똘한 한 채 양극화 심화


[대한경제=이지윤 기자] “인프라는 물론 학군지를 중심으로 강남 3구의 잠재적 수요자들은 넘쳐나기 때문에 반포와 압구정 등 아파트 가격은 더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강남 3구와 외곽의 부동산 시장 분위기는 너무 차이가 나고 양극화는 더 심해지는 상황이죠.”

최근 강남구와 서초구를 중심으로 신고가가 경신되는 등 침체된 부동산 시장 속에서도 눈에 띄는 거래가 잇따라 일어나 주목된다.

반포ㆍ압구정 시세 상단 뚫어

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각종 대출규제와 국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시장의 어려움 속에서도 강남3구 내 특정 단지들은 신고가 행진을 보이고 있다.

특히 강남구와 서초구의 평균 아파트 3.3㎡당(평당) 가격은 1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은 지난해 12월 기준 강남구와 서초구의 평당가는 9000만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국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지역은 서초구(9285만원)이며 강남구가 9145만원으로 이를 뒤쫓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래미안 원베일리 133.95㎡(이하 전용면적)가 106억원에 계약이 체결됐다는 소식이 나오자 서초구 일대 아파트 가격은 연이어 신고가 경신을 이어가고 있다.

반포동에 위치한 반포자이아파트는 올해 들어 115㎡ 기준 40억원을 넘어섰고, 서초동 서초그랑자이는 119㎡ 기준 45억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하며 평당 1억원 이상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

원베일리 근처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서초구나 강남구는 상급지다 보니 어려운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집값은 계속 오를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라며 “이에 수요자들은 신축이나 구축 상관없이 강남과 반포에 입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전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서초구 일대 아파트 평균 가격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포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실거래가 기준으로 매도인들은 그 기준 이상의 호가를 부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신 2차나 4차가 최근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재건축 지역으로 그 단지 중심으로 신고가 기록에 대한 많은 기대가 쏠리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나날이 치솟는 신고가는 수요자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오는 실정이다. 매매가격과 더불어 전세, 반전세, 월세가격도 실시간으로 오르며 강남3구 입성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다주택자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날로 엄격해지다 보니 ‘똘똘한 한 채’로 실거주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이에 따라 전세, 월세 매물은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라며 “계엄령 같은 악재가 나와도 잠깐 관망세를 보였다가 또다시 계단식으로 금세 힘을 받아 오른다. 올해 역시 최근 신고가에 힘입어 그 이상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기대감

이에 더해 토지거래허가구역해제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하며 이른바 ‘잠삼대청’(잠실ㆍ삼성ㆍ대치ㆍ청담) 지역 매매가는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앞선 지난달 14일 ‘규제풀어 민생살리기 대토론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압구정 내 대표적인 토지거래허가구역인 현대1차는 138㎡가 60억5000만에 거래되며 사상 최고 거래금액을 찍었다.

대치동에서는 지난달 3일 동부센트레빌 161㎡가 58억5000만원(신고가)에 거래됐고, 래미안 대치 팰리스 114㎡는 52억9000만원에, 94㎡는 지난해 12월 43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평당 1억원을 훌쩍 넘는 신고가를 기록했다.

송파구 잠실 역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하며 들썩이고 있다. 잠실 주공5단지는 112㎡가 31억2700만원에 신고가를 찍었고 잠실 트리지움 83㎡도 22억5500만원에 거래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박재율 압구정 제일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푼다는 소문 때문에 압구정 아파트 가격이 거의 한 달 만에 최소 2억원이 올랐다”며 “115㎡ 기준으로 고층의 경우 55억원에도 안팔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푼다는 소문만으로도 2억~3원억이 오르는데, 실제로 풀게 된다면 지금보다 가격은 더 폭등할 것”이라며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경우 올 연말쯤 시공사 선정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선정 이후, 그리고 사업시행인가가 나면 더 오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잠실김세빈공인중개사사무소의 김세빈 공인중개사는 “그동안 허가지역이라는 점에서 타지역에 비해 손해를 보다보니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언급한 것에 시장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다만 같은 송파구 중에서도 입지가 뛰어난 잠실 쪽이 선호되고 송파 외곽은 상황이 좋진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매매가격은 33평 기준으로 보통 28억원 정도 하고 평당 1억원은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된다”며 “강남 3구와 그 외 지역의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남지역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에서도 대출규제에 큰 영향을 받는 지역은 거래침체가 계속되고 있지만, 대출이 그다지 필요없는 고소득자들의 주요 거래 지역인 강남3구 중심으로 거래가 일어나는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윤 기자 im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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