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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발표 이후 일대 부동산시장에 문의가 빗발치는 등 시장이 즉각 반응하고 있다. 대한경제DB |
[대한경제=이지윤 기자] 서울시가 지난 13일 잠실ㆍ삼성ㆍ대치ㆍ청담동 등 국제교류복합지구 인근 아파트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발표하자 일대 부동산시장이 즉각 반응하고 있다.
대표 학군지인 대치동은 서울시 발표 이후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강남구 래미안대치팰리스 인근 대치학군 공인중개사무소 이미경 대표는 “지난해는 정말 문의조차 없었고 올해 초부터는 드문드문 약간의 거래만 있었는데 어제 이후로 문의가 엄청나다. 대치동은 자녀 교육으로 항상 오시고 싶어하는 분들로 넘쳐나기 때문”이라며 “대치동에 입성하고 싶은 분들부터 임대를 내놓고 싶었던 소유주분들도 많이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만 매매의 경우 지금 몇 억원은 더 오를 것 같다며 오히려 안 팔려는 분들도 많다. 내놓은 매물도 하나둘씩 가격을 올리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기대감으로 거래량이 늘면서 최고가 경신이 나왔던 잠실 지역도 활기를 이어가고 있다.
잠실 김세빈공인중개사 사무소의 김세빈 대표는 “이전에는 토지거래허가를 받기 위해 의무적으로 2년을 거주해야 해서 실수요자가 아니면 살 수가 없었는데 이제는 이런 제한이 사라지니 또 새롭게 갭투자를 하고자 하는 매매거래가 활발해질 수 있다”며 “동시에 기존에 실거주하던 입주자들이 내놓는 전·월세 매물이 시장에 많이 풀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신속통합기획 재건축·재개발 사업지 123곳 중 정비구역 지정 후 조합설립인가까지 끝낸 6곳에 대해서도 즉시 지정해제가 발표됐는데 이 소식에 해당 지역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들도 환호했다.
강서구 방화동에 위치한 현대부동산의 장순덕 대표는 “방화동이 투기지역도 아닌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서 팔고 싶어도 팔지 못하는 분들이 많이 있었다. 내외적으로 경기도 좋지 않아 안 그래도 매수자가 없는데 더 힘들었다”며 “그러나 이제는 가격을 올려서 내놓을 수도 있고 당장은 활발히 팔린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큰 허들이 사라짐으로써 전에 비해 자유로워졌다고 볼 수 있다”고 안도했다.
그러면서 장 대표는 “특히 이 지역은 많이 허름하고 험한데 토지거래허가까지 받아야 해 실거주를 하려고 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지만 이제는 찾아오는 사람이 생기지 않을까 싶어 한시름 놓게 됐다”고 말했다.
미아동 역시 마찬가지다.
신광균 미아한일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이 동네에 장기 거주하시는 분도 있지만 세를 놓고 타 지역에 거주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는데, 그동안은 임대기간이 많이 남았거나 계약 갱신 요구권을 쓸 수 있는 세입자가 있거나 할 때 세입자랑 원만하게 중도 해지 및 퇴거협의가 돼야 하는데 그 타이밍을 (허가구역 때문에) 맞추기 힘들었다”며 “이제는 소유주뿐만 아니라 매수자가 매수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굉장히 큰 호재”라고 들뜬 목소리를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신 대표는 “물론 토지거래허가구역 때문에만 시장이 힘들었던 건 아니고 주택시장 침체, 재개발·재건축 공사비 인상, 여기에 토지거래허가까지 맞물려 힘든 상황이 극심했던 건데 이제는 한시름 덜어내고 거래가 유연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즉각적인 가격 반등 및 거래 폭등은 기대하기 어려울 거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미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돼 연초부터 활발한 거래와 신고가가 포착됐기 때문에 한동안은 보합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잠실 김세빈공인중개사 김 대표는 “다만 주식하고 똑같이 이러한 기대감이 선반영돼 당장의 매매가격 상승은 확인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에 따라 한동안은 가격 보합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지윤 기자 im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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