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ㆍ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모두 올해 첫 출장지로 인도 낙점
삼성전자ㆍ현대차도 인도 시장에 각별히 공들여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재계가 인도 시장 공략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인도는 풍부한 내수 시장과 견조한 경제성장률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나날이 격화되는 미중 갈등에 따른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로 주목받는 중이다.
5일 재계에 따르면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달 24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벵갈루루와 수도 뉴델리를 순회하며 LG전자의 연구개발ㆍ생산ㆍ유통 밸류체인을 점검했다. 구 회장은 “인도 시장에서 어떤 차별화를 통해 경쟁 기업들을 앞서갈 것인지는 앞으로의 몇 년이 매우 중요하다”며 “지금이 지속 가능한 1등을 위한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올해 첫 해외 사업장 방문지로 인도를 낙점했다. 2016년 ‘한-인도 비즈니스 서밋’ 이후 9년 만이다. 신 회장은 롯데웰푸드가 운영하는 주요 제과 생산 시설을 둘러보며 인도 시장의 성장성을 점검했다. 롯데웰푸드는 약 17조원 규모의 인도 제과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하리아나 공장에 330억원을 투자해 빼빼로 생산기지를 구축 중이며, 올해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10월 인도를 찾아 현대차 인도 법인(HMIL)의 현지 증권시장 상장 기념식에 참석하고,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만나 인도-현대차그룹 간 다각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현대차는 첸나이 1ㆍ2공장과 아난타푸르 기아 공장에 이어 푸네에 연산 17만대 규모의 현대차 3공장을 올 하반기 완공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한종희 부회장은 지난해 3월과 7월 두 차례 인도 노이다 공장을 방문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냉장고 생산라인을 살폈다. 한 부회장은 “인도는 가장 크고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중 하나로 삼성에 엄청난 기회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건설업계에서는 대우건설 정원주 회장이 지난해 11월 인도 비하르주 교량 건설 현장을 방문해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살폈고, 뭄바이 지사 개설 준비 상황도 점검했다. 정 회장은 “인도 시장은 대우건설이 글로벌 건설사로서의 위상을 강화할 중요한 지역”이라고 말했다.
재계 총수들이 앞다퉈 인도를 방문하는 배경에는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인 인도가 새로운 수출 다변화 창구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며 생산기반 시설을 분산해야 하는 시기에 저렴한 인건비에 생산 인프라가 갖춰지고 있는 인도 시장은 미중 패권 경쟁에 휘말리지 않을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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