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관세정책 의지 악재
월가, 미국 성장률 하향
비트코인도 약세장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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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공식 초상화. / 사진: 백악관 제공 |
[대한경제=황은우 기자]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주식시장 급락 배경에는 미국 경제의 경기 침체 우려가 자리잡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경기부진이 있더라도 고강도 관세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미국 주식이 급전직하한 것이다.
11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지수가 1만7468.32에 장을 마치면서 전 거래일보다 4.00% 하락했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각각 2.70%와 1.08% 내렸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의 하락폭이 월등히 컸다. 테슬라와 애플, 엔비디아 등 미국 대표 기술주가 대거 포함된 나스닥 지수는 그동안 미국 경제의 미래로 주목받으며 승승장구해 왔는데, 시장의 기대감이 차갑게 식은 것이다. 이날 테슬라는 무려 15.43%가 폭락했고, 애플(-4.85%)과 엔비디아(-5.07%), 메타(-4.42%) 등도 주가 급락을 피하지 못했다.
미국 경제의 상징과 같았던 나스닥 지수가 고꾸라진 데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이 발단이 됐다. 트럼프는 증시 급락 전날인 9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 침체 가능성에 대해 “과도기(transition)가 있다”며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10일 미 백악관이 “주식시장의 동물적인 감각과 우리가 업계 리더들로부터 실질적으로 파악한 내용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면서 “중장기적으로 경제에 미칠 영향에서 후자가 전자에 비해 확실히 의미가 있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의 흐름을 되돌릴지는 미지수로 평가된다. 사실상 고관세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주요 기관들은 미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을 내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0일 JP모건체이스는 올해 미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질 확률을 종전 30%에서 40%로 상향 조정했다. 같은 날 골드만삭스의 경우 2025년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4%에서 1.7%로 하향했다.
트럼프발 불확실성이 가상자산 업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비트코인은 11일(한국시간) 오후 12시 기준 코인마켓캡에서 개당 가격이 7만9318달러에 집계되는 등 24시간 전보다 3.64% 하락했다. 트럼프 취임 당일 10만9000달러선까지 올랐던 것을 감안하면 그간 내림세가 거듭된 셈이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발언에 침체 공포가 심화됐다”며 “비트코인이 8만 달러를 하회하는 등 위험자산 선호가 축소됐으며 달러 약세가 지속 중”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시장의 비중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조언까지 내놓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 인하를 시사하며 경기 부양 기대감을 키우는 유럽 시장 등에 투자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에 대해 “최근 미국 주가의 가파른 반등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졌고, 미국의 관세정책 불확실성 역시 리스크 요인”이라면서 “독일 재정정책 모멘텀이 강화된다면 유로존 주식시장의 완만한 반등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황은우 기자 tu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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