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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경제 DB. |
[대한경제=김봉정ㆍ김현희 기자] 한국은행이 국내 경기하방 압력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고려하겠다며 추가 금리인하를 시사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신(新)정부의 관세 정책이 현재보다 강화된다면 우리나라 올해·내년 경제성장률(GDP)이 1.4%까지 추락할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정부도 이같은 우려감을 상쇄하기 위해 한국산업은행 중심의 첨단전략산업기금 활성화 등으로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 및 구조개혁 등으로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예측 불가능 트럼프 관세정책
한은은 13일 공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미국 관세정책이 지난해 11월 전망 당시 예상한 수준보다 조기에 높은 강도로 진행됐다"며 "글로벌·국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정부의 최근 관세정책은 자국 경제에 대한 충격을 염두하고, 관세 부과와 유예를 번복하고 있다. 지난 4일부터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 부과를 시작했지만 이틀 만에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을 적용받는 품목에 대한 관세 부과를 다음달 2일까지 유예했다. 멕시코 등에서 자동차를 생산해 역수입하는 미국 자동차업계 등의 반발을 고려한 조치다. 다른 한편에서는 캐나다산 목재와 낙농제품에 대한 관세를 250%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한은은 이같은 트럼프 정부의 관세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3단계로 나눠 분석했다. 기본 시나리오와 낙관·비관 시나리오인데, 한은은 최근 기본 시나리오를 중심으로 비관 시나리오에 약간 가까워졌다는 평가를 내놨다. 한은이 제시한 기본 시나리오에 따라 지난달 25일 기준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전망한 결과, 올해 1.5%·내년 1.8%였다. 비관 시나리오는 기본 전망에서 각각 올해 0.1%p, 내년 0.4%p 더 낮아져 1.4%의 성장률로 추락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은은 "관세정책 불확실성이 더 증폭되면 국내 수출과 투자가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에는 관세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나 성장률 0.4%p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타격이 상당하다. 미국은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 문제에 대해 협상 여지를 남겨뒀지만 중국에 대해서는 20%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한국의 중국 수출 제품의 대부분이 반제품·부품 등 중간재이기 때문에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높게 부과한다면 한국의 중간재 수출도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 성장률 방어 총력
이같은 한은의 성장률 하락 경고에 따라 정부는 경제 구조 개선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히고 있다. 성장률 하락을 방어하고 경제 활력을 불어넣어 내수와 수출 모두 회복시키자는 것이다. 한은도 정부의 방침을 긍정적으로 고려하듯이 이번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앞으로 통화정책 비중을 경기하방 압력을 완화하는 데 두고 운영할 것"이라며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시사했다.
또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자영업자 등 특정 취약부문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만큼 통화정책만으로 대응하기보다 재정정책과의 공조가 필요하다"며 재차 재정을 통한 경기부양도 강조했다.
정부도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추경 등을 검토하고 첨단산업 중심으로 산업구조를 개편하는 작업에 나선다. 기획재정부는 이달 초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 대한 지원을 대폭 늘려 ‘게임체인저’ 산업을 육성한다는 목표로 지난 5일 ‘첨단전략산업기금’ 신설방안을 확정했다. 향후 5년간 50조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재원은 정부가 보증하는 첨단전략산업기금채권을 발행해 마련하고, 기금이 설치될 한국산업은행도 자체 재원을 일부 출연한다. 지원 대상은 반도체와 2차전지, 디스플레이, 바이오, 방산, 로봇, 백신, 수소, 미래차, AI 등 10개 분야다.
수출 다변화 전략도 강구한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수출시장의 보호무역주의가 만연해지면서 수출 시장을 늘리자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글로벌 사우스’(주로 지구 남반구에 있는 신흥국들) 시장 개척을 위해 수출 지원 기관 14곳을 신설·강화하기로 했다. 또, 통상 협력·프로젝트와 연계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과 인도·중동·중남미·체코 등에서도 수출 기회를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김봉정ㆍ김현희 기자 space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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