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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김현희 기자] 가계대출 금리가 1%p 낮아지면 서울 아파트값이 최대 0.9%p 더 오를 수 있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온 가운데 금융당국이 전세대출 등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방안을 다시금 꺼내들지 주목되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폭이 확대되면 DSR 적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만큼 금융당국도 DSR 적용 대상을 전세대출까지 확대할지 여부가 관건이다.
한은은 13일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등 영향으로 주택가격 상승 기대 및 가계대출 증가세를 자극할 가능성에 대해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되면 DSR 적용 범위 확대 등 추가 건전성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은이 이같은 의견을 내비친 이유는 은행의 가계대출 금리(월별 신규취급액 기준)가 1%p 하락시 서울 아파트 매매지수의 전월 대비 상승률이 최고 0.9%p를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가계대출 금리가 연 4.8% 넘어서는 고금리 상황에서는 주택가격 상승이 0.34%p에 그쳤지만 연 3.2% 이상인 중금리 국면에서는 상승세가 0.48%p 높아진다. 더 낮은 연 3.2% 이하의 저금리 국면에서는 중금리보다 약 2배 가까이 상승세가 높아진 셈이다.
가계대출 증가세도 △고금리 국면 0.02%p △중금리 국면 0.25%p △저금리 국면 0.68%p 등의 영향이 예상됐다.
다만, 금융당국이 현재 수준으로 가계대출 관리 기조를 유지한다면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가계대출·주택가격 영향은 대출 규제 완화 조치보다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다. 한은은 "이번 기준금리 인하 국면에서는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기조가 지속돼 금리인하가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은 모형으로 추정한 과거 평균보다 작을 것"으로 분석했다.
문제는 서울시의 토허제 해제에 따른 영향이다. 서울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꿈틀거리는 만큼 가계대출 폭증으로 이어질지 여부를 지켜봐야 금리인하 여부를 고민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특히 금융 여건의 추가 완화 기대가 높은 상황에서 은행들의 대출 취급 재개, 가계대출 관리 완화, 서울 일부 지역의 토허제 지정 해제의 영향 등이 집값 상승 기대와 가계부채 증가세를 자극할 가능성에 각별히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금융당국도 가계대출 증가세 추이를 보면서 DSR 적용범위를 전세대출까지 확대할지 여부가 주목되는 것이다. 한은의 의견처럼 DSR 적용범위를 확대한다면 전세대출과 정책성 대출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전세대출 등에 대한 DSR 적용 방안을 제시했지만 올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 한도를 줄이는 방안으로 대체됐다. 하지만 전셋값이 계속 상승, 전세대출 증가세가 가계대출 증가를 견인하는 모습이 연출된다면 금융당국으로서도 수면 밑에 있는 전세대출 DSR 적용 방안을 꺼낼 수밖에 없다.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전세대출에 대한 DSR 적용 방안은 언제든지 꺼낼 수 있는 카드"라고 말한 바 있다.
김현희 기자 m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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