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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서울 곳곳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가 열렸다. 왼쪽은 서울 종로구 경복궁 동십자각에서 윤석열 즉각퇴진ㆍ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이 연 15차 범시민 대행진, 오른쪽은 서울 세종대로에서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가 연 광화문 국민대회. /연합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 한복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관세 등 통상 압박과 ‘민감국가’ 지정 논란까지, 동시다발적 위기에 처한 한국 사회ㆍ경제 향방을 놓고 해외 각국의 이목도 쏠리고 있다.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17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유럽, 중국과 함께 한국을 ‘무역 적자가 수년째 계속되고 있는 나라’로 지목하며 “비관세 장벽이 있고 관세가 너무 높아 미국 기업들이 경쟁하게 어렵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관세외 규제인 ‘비관세 장벽’을 직접 거론한 것이 눈길을 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2기 임기 첫 연방의회 연설에서 한국의 대미 관세가 미국보다 ‘4배’ 더 높다며 불공정성을 부각한 바 있다. 우리 정부는 한미 FTA에 따라 실효 관세율이 0.8% 수준에 불과하다고 즉각 반박했다.
상당 부분 과장된 이같은 발언을 놓고 관세 ‘여론전’으로 우리 정부를 압박한 뒤, 비관세장벽 등 미국 기업에 부담이 되고 무역적자의 원인이라고 판단되는 한국의 모든 정책에 대한 ‘시정’ 요청에 들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또한 한국이 ‘관세 전쟁’의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국가 중 하나로 꼽았다. OECD는 이날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석달 만에 0.6%포인트(p) 하향한 1.5%로 조정했다.
멕시코ㆍ캐나다 등 미국발 관세 전쟁의 직접적 타격을 받는 국가를 제외하면 가장 큰 하락 폭이다. 한국 경제가 다른 주요국에 비해 미국 무역 정책에 더욱 취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2·3 비상계엄 사태에 이은 탄핵정국 등 한국의 불안정한 정치 상황이 한국 경제 전망에 악재가 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계 투자은행(IB)인 노무라도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결과가 한국 경제에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노무라는 ‘한국, 탄핵 시나리오와 그 영향’ 보고서에서 헌재의 탄핵 인용 가능성을 ‘60~70%’, 기각 가능성을 ‘30~40%’로 제시했다.
헌재의 탄핵 인용 시에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점차 축소될 것으로 봤다. 특히 여야가 3월말까지 편성안 제출을 요청한 추가경정예산이 신속히 처리되고, 하방 위험이 한결 누그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탄핵 기각의 경우 정치 불확실성이 다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무엇보다 정치적 긴장감과 양극화가 확대되며 추경 편성이 어려워지고 소비 심리에도 부담으로 작용해 하방 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관측했다.
금리 인하 압박도 커져 올해 말까지 0.75%p 이상의 인하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 경우 달러 대비 원화 추가 약세나 부동산 시장 과열 등 금융 불안이 재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미국 정부의 ‘민감국가 및 기타지정국가’ 명단 포함 논란도 돌발 변수로 떠올랐다. 미 에너지부 감사관실 등에 따르면, 국내 핵무장론 부상이나 계엄 사태 등이 아닌 산하 연구소 도급업체 직원의 원자로 설계 소프트웨어 한국 유출 등 ‘보안 문제’가 원인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기술 유출 등 보안 문제를 두고도 새로운 논란들이 부상하고, 자체 핵무장론을 둘러싼 정쟁마저 확산되면서 정치ㆍ외교적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미 싱크탱크 군비통제협회의 대릴 킴볼 사무총장은 언론인터뷰에서 “한국 정부 관리들이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겠다는 핵확산금지조약(NPT)상의 약속을 위반할 가능성을 계속 고려한다면, 미국과의 관계는 악화될 것이며 한국의 국제적 이미지와 경제적 위상도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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