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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첫 해 수주 1조원 돌파를 이끈 김태균 진흥기업 대표는 19일 “의지와 끈기를 나타내는 ‘진돗개 정신’으로 수주 성장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사진=진흥기업 제공 |
[대한경제=안재민 기자] “진돗개는 인내심과 근성이 높으며 호랑이도 잡는 개로 유명합니다. ‘진돗개 정신’으로 무장한 진흥기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년 연속 수주 1조원을 돌파할 것을 자신합니다.”
김태균 진흥기업 대표이사(사진)는 취임 1주년을 맞아 〈대한경제〉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경희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에서 건축공학 석사,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에서 부동산학 박사학위를 받은 건축ㆍ주택분야 전문가다. 1990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재경본부 예산기획팀장, 건축사업본부 주택사업관리실장 등을 거쳤다. 지난 2016년에는 현대건설 주택사업본부로 옮겨 현대건설의 프리미엄 주택브랜드 ‘디에이치(DH)’ 출범에 기여했다. 이후 주택사업본부 본부장까지 역임하며 2022년까지 현대건설에서 근무했고, 지난해 3월27일 진흥기업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김 대표가 현대건설에서 쌓은 주택은 물론 재무ㆍ감사 등 다양한 분야의 경험은 취임과 동시에 진흥기업의 수주고가 크게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진흥기업의 연간 신규 수주액은 김 대표 취임 이전 3개년 동안 5000억원을 밑돌았지만 지난해에는 1조619억원을 기록하며 반등했다. 설계 변경 등으로 인한 수주액 증가분을 더하면 지난해 수주액이 1조1522억원에 달한다. 2023년 기준 진흥기업의 수주 잔액(2조5959억원)을 고려하면 지난해 기존 수주 잔액의 44%에 달하는 수주액을 쌓은 셈이다.
김 대표는 “진흥기업 대표로 취임했던 지난해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고금리,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업계 침체가 본격화하던 시기”라며 “진흥기업 역시 과거 워크아웃 기간 중 영업역량과 네트워크가 축소되면서 수주 부진을 겪은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 취임 후 명함 디자인을 수정해 진흥기업의 주택 브랜드 ‘해링턴 플레이스’를 명함 중앙에 위치하도록 했다”며 “이 명함 수천장을 들고 다니며 지난 1년간 수많은 잠재적 사업 파트너들을 만났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하나하나의 만남이 수주 기회로 연결됐고 직원들도 수주 확대를 위해 전력투구하며 잘 따라와준 덕에 창사 이래 최초로 수주 1조원을 돌파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취임 2년차인 올해도 수주 1조원 돌파를 자신했다. 우선 지난해 수주를 대폭 확대한 공공 부문에서 추가 수주 기회를 엿보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 진흥기업은 공공 부문에서 토목 기술형사업 참여와 공공건축 기술제안, CMR(시공책임형 건설사업관리)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데 성공했으며 올해도 이들 분야에서 수주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진흥기업은 지난해 광역급행철도(GTX)-C노선 사업 지분 5%(1970억원 규모)를 인수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GTX-C 사업단의 일원인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여파로 지분 일부를 시장에 내놓았고 이를 진흥기업이 가져온 것이다. GTX-C사업은 경기 양주 덕정에서 수원 사이 86.46㎞를 연결하는 광역급행철도 프로젝트로, 총사업비는 4조6084억원이다. 총 6개 공구로 나눠 건설될 예정이며 진흥기업은 1ㆍ3ㆍ4공구 등 3개 공구 시공에 참여한다. 김 대표는 현대건설에서 30여년간 몸담으며 확보한 인적 네트워크를 십분 발휘해 이 사업의 지분 인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진흥기업의 철도ㆍ터널 수주 실적은 기존 1000억원 수준에서 3000억원 수준까지 크게 증가했다. 김 대표는 “‘교통 혁명’이라는 별칭이 붙은 GTX-C노선 사업 지분 인수에 성공하며 향후 철도ㆍ터널 분야에서 추가 수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그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 지방공사 민간참여 공모사업, 장기민간임대주택 등 정부의 정책사업에 적극 참여해 수주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수익성이 우수한 환경 사업으로도 진출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소규모 환경사업부터 차근차근 참여해 진흥기업의 미래 먹거리로 삼을 계획이며 이를 추진하기 위한 부서 신설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 시장에서는 정비사업 수주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부동산 경기에 민감한 민간 시장 특성을 고려해 사업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진흥기업의 지난해 수주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청년주택 신축공사(1006억원) △홍대입구 임대주택 개발사업 신축공사(851억원) △여수 학동 주상복합 신축공사(1083억원) △양평 오빈지구 공동주택 신축공사(1187억원) 등 공사비 수금이 100% 가능한 기성불 사업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 진흥기업은 가로주택을 타깃으로 안정적 분양이 가능한 서울 합정동, 장위동, 홍제동 정비사업을 수주했다”며 “주택ㆍ건축 민간사업은 수주 계약 이전에 공사비 회수에 대한 리스크 헤지를 위해 100% 기성불 사업과 유사한 성격의 사업에 참여해 공사비 회수 리스크를 사전에 제거했다”고 강조했다.
이런 계획들이 순조롭게 이행되면 이른 시간 내 도급순위 20위권 진입도 가능하다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2008년 도급순위 42위였던 진흥기업은 2011년 2월부터 2018년 12월 말까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거치며 순위가 60위권까지 하락했다. 경영 실적 개선을 거듭하며 지난해 기준 도급순위는 41위에 위치해 있다. 김 대표는 “현재 40위대인 도급 순위를 일시에 20위권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도 “지난해, 올해 그리고 앞으로 수년간 1조원 이상의 수주를 확보하고, 이에 걸맞은 매출이 뒤따라온다면 3∼4년 내 도급순위 20위권 진입은 큰 무리는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타 건설사들의 실적 하락보다 진흥기업의 실적 성장으로 가능하다고 믿는다”며 “이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고 있으며 앞으로 현실화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대표는 이 같은 수주 확대가 실제 매출로 연결되려면 회사의 중심이 ‘본사’가 아닌 ‘현장’에 있어야 한다는 철학 아래 내부 프로세스 개선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김 대표부터 한 달에 3∼4회씩 현장으로 발걸음 옮기고 있다. 그는 “건설사의 모든 매출은 본사가 아닌 현장에서 발생하며 본사는 현장을 지원하는 역할에 그쳐야 한다”면서 “대표 취임 당시를 떠올리면 이처럼 중요한 현장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부재해 준공 시 원가 훼손을 비롯한 여러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취임 이후 협력사, 공정, 품질, 예산 등 회사의 전반적인 관리 프로세스를 보완하고 인적 쇄신에도 힘썼다”며 “여기에 주간, 월간별로 사업장별 공사 미수금과 대여금에 대한 회수일정과 방안을 수립하고, 분양과 입주 부진 사업장의 경우 촉진대책을 마련해 공사비 조기 회수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진흥기업 구성원들의 결속력 강화에도 방점을 찍고 있다. 회사 임원들의 집무실을 모두 없애고 대표이사실의 문을 항상 열어두면서 소통을 촉진시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회사에서 성과를 충분히 보여준 직원들 중 정년에 도달한 직원들은 ‘계약 촉탁직’이란 이름으로 재고용하고 있다.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와 복지 차원에서 취임하자마자 로비 리모델링, 엘리베이터 교체 등도 완료했다. 김 대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히 ‘논공행상’을 실시해 일 잘하는 직원에게는 기회를 더 제공하는 게 경영철학”이라며 “소통 강화와 함께 이 같은 인사 체계가 자리 잡는다면 직원들의 내부 결속력이 회복되고 수주 역량도 강화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진흥기업은 지난 1959년 종합건설사로 설립돼 토목, 건축, 플랜트 등 분야에서 민간 및 공공 부문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1977년 6월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고 지난 2008년 효성그룹에 인수됐다. 과거에는 진흥아파트, 마제스타워, 더 루벤스 등의 아파트 브랜드를 사용했지만 지난 2013년 모기업인 효성중공업과 함께 새로운 주거 브랜드인 ‘해링턴 플레이스’를 론칭해 시공 아파트에 활용하고 있다.
안재민 기자 j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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