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 김동관 부회장, ㈜한화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방산ㆍ조선ㆍ에너지’ 원톱 체제 구축
차남 김동원 사장 ‘금융’, 삼남 김동선 부사장 ‘유통ㆍ건설ㆍ로보틱스’ 로 사업 영역 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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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사장, 김동선 부사장 / 한화 제공 |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한화 지분 일부 증여로 그룹의 경영 승계가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3형제의 사업 영역이 확실히 구분됐다.
이번 지분 증여는 그룹 내 사업 분야를 장남 김동관 부회장(방산ㆍ조선ㆍ에너지), 차남 김동원 사장(금융), 삼남 김동선 부사장(유통ㆍ로봇ㆍ반도체 장비)이 각각 주도하는 구도를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승연 회장은 31일 자신이 보유한 ㈜한화 지분 22.65% 중 절반인 11.32%를 세 아들에게 증여했다. 김동관 부회장에게는 4.86%를,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에게는 각각 3.23%씩을 배분했다. 이로써 ㈜한화의 지분 구조는 한화에너지 22.16%, 김승연 회장 11.33%, 김동관 부회장 9.77%, 김동원 사장 5.37%, 김동선 부사장 5.37% 등으로 변경됐다.
주목할 점은 한화에너지의 지분 구조다. 한화에너지는 김동관 부회장이 50%,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이 각각 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한화 지분으로 환산해 더하면 김동관 부회장의 ㈜한화 실질 지분율은 20.85%로, 그룹 지주사격인 ㈜한화의 최대 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결국,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그룹의 명실상부한 후계자로 자리매김했음을 의미한다.
김동관 부회장은 국가 안보와 직결된 방산 사업을 중심으로 그룹의 핵심 사업을 이끌고 있다. 김 부회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등 방산과 조선 사업을 총괄한다.
특히, 최근 진행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3조6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와 한화오션 지분 7.3% 인수(약 1조3000억원)는 김동관 부회장이 그룹의 방산 사업을 원톱으로 통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차남 김동원 사장은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 부문을 전담하고 있다.
금융 부문 지배구조의 핵심은 한화생명으로, 현재 김동원 사장의 한화생명 지분은 0.23%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김 사장이 향후 한화에너지 상장을 통해 자금을 확보, 한화생명 지분을 늘려 금융지주사를 출범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남 김동선 부사장은 한화갤러리아를 중심으로 유통 부문과 함께 ㈜한화 건설부문,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로보틱스, 한화모멘텀, 한화비전, 한화세미텍 등 로보틱스와 건설, 반도체 장비 분야를 맡고 있다.
이에 김 부사장이 한화갤러리아를 지주사로 삼아 별도의 계열 구축을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선 이번 지분 증여를 계기로 한화그룹의 계열 분리 작업도 가속화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세 형제가 한화에너지 상장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면, 각자의 사업 영역에서 영향력을 한층 강화하고 독자적인 경영 체제를 갖추는 구조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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