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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산 자동차에 부과되는 25% 관세 유예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내 업계의 반발을 의식해 한발 더 물러난 행보로 해석되지만, 하루가 다르게 ‘강경’과 ‘유화’ 기조를 오락가락하는 행보에 대한 비판이 한층 더 커지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미 정부는 핵심 우방국 등 ‘5대 우선협상국’에 한국을 포함하고, 다음주 본격적인 ‘관세 협상’ 개시를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일시적인 관세 면제를 검토하는 특정한 물품이 있느냐’는 질문에 “나는 자동차 업체 일부를 돕기 위한 무언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생산되던 부품을 이곳에서 만들기 위해 (생산을) 전환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그들은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날 면세 가능성 등을 일축한 애플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에 대해서도 “내 마음을 바꾸지는 않았지만 나는 매우 유연한 사람”이라며 “여러분도 그래야 한다. 여러분은 때로 벽을 돌아가거나 밑으로 가거나 위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최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와 대화를 했다면서 “어쩌면 뭔가 나올 수도 있다. 나는 최근에 그를 도왔다. 나는 아무에게도 해를 끼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의약품에 대해서는 ‘머지않은 미래’에 품목별 관세 부과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그것은 우리가 자동차에 대해 하는 것과 같을 것이다. 관세가 더 많을수록 회사들은 더 빨리 (미국으로) 이전한다”고 피력했다.
미 정부는 이날 한국 등 5대 우방국과 무역 합의를 먼저 도출한다는 방침을 밝혀 내주 진행될 한미 고위급 협상이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지난주 베트남, 오는 16일 일본에 이어 다음주 한국과의 협상이 있다며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맹국들에게는 ‘먼저 움직이는 사람이 이점’이 있을 것”이라며 “보통 가장 먼저 협상을 타결하는 사람이 최고의 합의를 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과 영국, 호주, 인도, 일본 등 5개국과 협상을 우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베선트 장관이 이들 5개국이 포함됐다는 사실을 해당 국가에 전하면서 각국 당국자와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베선트는 상호관세 유예 기간인 90일 동안 협상을 타결할 국가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많을 수 있다”며 “실제 무역 (협정) 문서가 아닐 수도 있지만 원칙적인 합의를 할 것이고, 거기서부터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주 미국과 우리나라의 협상에서는 관세는 물론 트럼프의 최대 관심 사안인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와 조선업 협력 등이 핵심 의제로 오를 전망이다. 우리 정부는 주력산업 협력 강화와 무역 균형을 위한 로드맵을 제시하면서 상호관세 면제 또는 완화를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가 ‘포괄적 협상’(원스톱 쇼핑)을 예고한 만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 외교ㆍ안보 현안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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