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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차세대 하이브리드]① 시스템 구조 혁신…300마력ㆍ전동화 특화 기술 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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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4-20 09:00:16   폰트크기 변경      
현대차그룹,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공개…연비ㆍ성능 동시에 개선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테크 데이’에서 현대차그룹 연구원들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 강주현 기자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현대차그룹이 공개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동력과 효율의 완벽한 조화, 하이브리드 그 이상의 전동화 경험’이라는 콘셉트 아래 개발됐다. 모터 구성 등 구동 시스템을 혁신해 기존 하이브리드의 한계를 뛰어넘는 성능과 효율을 제공한다. 전기차에서만 경험할 수 있었던 기능들을 구현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0일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테크 데이’가 열렸던 서울 중구 크레스트 72에서 “전동화 기술력을 집약해 하이브리드 그 이상의 전동화 경험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새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기존 ‘P0-P2’ 대신 ‘P1+P2 병렬형 구조’로 개발됐다. 기존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구동 및 회생 제동을 담당하는 P2 모터만 사용했다면, 차세대 시스템은 엔진에 직접 체결된 P1 모터를 추가한 것이다. P1 모터는 시동 및 발전, 구동력 보조 기능을 수행한다. 엔진에 벨트로 연결됐던 기존 P0 모터와 달리, P1 모터는 엔진에 직접 체결돼 마찰 손실이 없어 에너지 전달 효율이 높다. 주행 상황에 따라 P2 모터와 함께 차량에 구동력을 보조해 연비와 동력 성능을 동시에 개선한다.

또 변속기의 허용 토크를 기존 37.4㎏fㆍm에서 46.9㎏fㆍm로 약 25% 상향해 고배기량 터보 엔진과 결합할 때도 자연스럽게 최대 토크를 발휘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럼에도 기존 크기를 유지해 소형부터 대형까지 다양한 차급에 탑재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이미지./사진: 현대차그룹 제공

첫 파워트레인으론 2.5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을 개발했다. 대형 차종에 적용돼 기존 하이브리드에선 보기 어려웠던 300마력 이상의 힘을 발휘한다. 강동훈 제품권역전략팀 파트장은 “그동안 현대차ㆍ기아 하이브리드 장점은 고연비ㆍ고효율에 집중됐는데, 이번엔 출력성능 측면에서도 꽤 경쟁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기존 2.5 터보 엔진 대비 효율을 극대화했다. 내연기관은 보통 흡입-압축-폭발-배기의 4행정을 통해 동력을 얻는다. 현대차그룹은 ‘과팽창 사이클’을 적용, 압축 행정 시 흡기 밸브를 의도적으로 늦게 닫아 실린더 내부로 들어온 혼합기의 유효 압축비는 낮추면서도 폭발 과정에서 높은 팽창비를 유지토록 했다. 이로 인해 혼합기 압축 시 소모되는 동력은 줄이고, 연소 후 발생하는 에너지는 최대화해 엔진 성능과 효율을 높였다.

흡기밸브를 늦게 닫을 때 약해지는 텀블 유동(연료와 공기가 혼합기가 위아래로 회전하는 흐름)을 강화하기 위해 피스톤 상단부는 오목한 형태의 볼(Bowl) 타입으로 변경했다. 이와 함께 기존 2단 연료 분사 전략에서 한 단계 발전한 3단 분사 영역을 확대해 연소 안정성을 높이고 노킹(이상 폭발 현상)을 억제했다.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변속기./사진: 강주현 기자

박종국 전동화구동시험1팀 책임연구원은 “P1 모터가 엔진의 시동ㆍ발전을 담당하게 되면서 불필요해진 메인 벨트, 알터네이터, 에어컨 컴프레서 등을 제거해 동력 손실을 최소화했다”며 “하이브리드에 최적화된 고효율 사이클 도입과 실린더 내부 혼합기 흐름 강화로 성능과 효율을 향상시켰다”고 밝혔다.

차세대 하이브리드의 또 다른 특징은 전동화 특화 기술로 상품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다. 고전압 배터리를 활용해 엔진 시동 없이 공조와 멀티미디어를 포함한 차량 내 모든 편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스테이 모드’가 대표적이다. 배터리 충전량 70~80% 상태에서는 최대 1시간까지 사용 가능하다. ‘V2L’(Vehicle To Load) 기능도 전기차와 동일하게 최대 출력 3.6㎾를 지원해 캠핑 및 차박 상황에서 외부 전자기기 사용을 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차의 배터리 용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점을 고려해 예약 기능도 지원한다. ‘목적지 도착 시 스테이 모드 사용 예약’ 기능을 활용하면 내비게이션과 연동해 목적지 도착 약 2㎞ 전부터 고전압 배터리 충전을 시작, 도착 시점에는 배터리 충전량을 70~80% 수준으로 확보 가능하다.

이용주 차량에너지제어개발팀 연구원은 “전기차와 달리 엔진과 변속기 등을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에서 스테이 모드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부가적인 제어가 필수적”이라며 “차량 플랫폼 제어기를 포함해 엔진 제어기, 배터리 제어기,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제어기의 협조 제어가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주행 안정성과 승차감을 높이는 ‘e-VMC 2.0’도 주목된다. e-AWD(전자식 사륜구동) 기반 하이브리드 차량에 적용되는 이 기술은 전ㆍ후륜 구동 모터의 독립적인 토크 제어를 통해 롤(차량이 좌우로 흔들리는 움직임) 방지, 긴급 조향 보조, 과속방지턱 통과 시 승차감 개선 등의 효과를 제공한다.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테크 데이’ 현장./사진: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은 차세대 하이브리드 개발 후에도 당분간은 기존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공존시킬 예정이다. 강동훈 파트장은 “차량 개발 및 출시 일정에 따라 순차적으로 차세대 시스템이 적용되며, 1.6 GDI 하이브리드처럼 고효율ㆍ고연비가 필요한 차급에는 기존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격 인상 우려에 대해서는 “여러 신기술들이 개발ㆍ적용됐고, 전동화 경험 확장이라는 가치를 함께 고려해달라”고 당부했다.

한동희 현대차 전동화개발담당 부사장은 “현대차그룹은 보다 많은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차를 활용할 수 있게 해 탄소 중립에 기여할 것”이라며 “이러한 역할을 다하기 위해 현대차그룹 엔지니어들이 모두 최선을 다해서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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