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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구조도./사진: 강주현 기자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현대차그룹이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 과정에서 엔진오일 증가 문제를 철저히 검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새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신형 팰리세이드와 텔루라이드 등 대형 차종에 적용된 후 중형, 준중형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힌다.
10일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테크 데이’에서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기존 1.6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에서 불거졌던 엔진오일 증가 문제를 해결하고자 새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냉간시동(엔진이 완전히 식은 상태에서 시동을 거는 것) 성능 등을 점검하고, 운전점과 분사 시스템과 같은 제어로직을 최적화했다고 밝혔다.
이어 “엔진오일 증가가 보통 연료와 수분이 섞이면서 발생하는데, 이런 문제를 줄이고자 극한의 환경에서 겨울철 검증 평가를 수차례 반복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엔진오일 증가 결함의 원인은 ‘저온 시 응축된 물질의 증발 지연’이다. 겨울철 반복적인 전기차(EV) 모드 작동으로 엔진 비중이 줄고, 엔진오일 온도가 충분히 상승하지 못하며 연료와 수분이 엔진오일에 유입돼 발생한 것이다. 이 경우 엔진효율이 떨어지고, 부품마모가 빨라질 수 있다. 윤활제 역할을 하며 엔진 주요부품 마모와 부식을 방지하는 엔진오일의 물성 손상 가능성 때문이다. 혹한기 환경에서의 새 하이브리드 시스템 검증에 주력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으로 풀이된다.
엔진오일 증가 문제가 불거졌던 2022년 말 현대차ㆍ기아는 쏘렌토, 싼타페, 투싼, 스포티지 등 1.6 가솔린 터보 엔진이 장착된 하이브리드 모델을 대상으로 무상수리에 나섰다. 엔진제어시스템 등 소프트웨어 개선이었다. 다만 엔진오일이 증가가 엔진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니며, 장거리 주행 시 오일량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된다고 현대차ㆍ기아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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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2.5 터보 하이브리드 시스템 구조./사진: 현대차그룹 제공 |
현대차그룹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첫 적용 모델은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로, 2.5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을 탑재했다. 대형 차종에 적합한 엔진 사이즈로, 기존 2.5 터보 엔진 대비 성능을 조금 낮춘 대신 연비 효율을 끌어올린 게 특징이다. 연말 공개될 텔루라이드 완전변경 모델에도 탑재가 유력하다. 팰리세이드와 마찬가지로 6단 자동 변속기와 결합해 10㎞/ℓ대 연비를 달성하고, 300마력 이상의 힘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소형, 중형, 고급차(제네시스)까지 적용 범위를 넓힌다. 서로 다른 엔진과 결합한다는 점에서 양산 시점이 차이가 있겠지만,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인 만큼 많은 시간이 걸리진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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