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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장벽ㆍ공급망 위기 넘자”…철강ㆍ이차전지 ‘맞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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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4-21 16:43:14   폰트크기 변경      

현대차그룹 8.2조 투자리스크 분산
포스코, 북미 철강시장 진출 교두보
친환경 모빌리티 소재 개발 ‘윈윈’


한석원 현대차그룹 기획조정본부장 부사장(왼쪽 네 번째)과 이주태 포스코홀딩스 미래전략본부장 사장(왼쪽 다섯 번째) 등 관계자들이 철강 및 이차전지 핵심 소재 등에 대한 업무 협약식(MOU)을 진행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현대차그룹 제공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재계 3위 현대자동차와 5위 포스코가 철강과 이차전지 핵심소재 분야에서 손을 맞잡았다. 이는 미래 모빌리티 생산에 꼭 필요한 품목들이다. 두 그룹의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이번 협력은 미국 관세 장벽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밑그림이라는 평가다.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이 21일 체결한 ‘철강 및 이차전지 핵심 소재 분야 업무협약’ 핵심은 현대제철의 미국 루이지애나주 전기로 건설 프로젝트에 포스코가 투자자로 참여하는 것이다. 이 제철소는 원료부터 제품까지 일관 공정을 갖춘 자동차 강판 특화 시설로, 2029년 1분기로 예정된 완공 이후 연간 270만t 규모의 열연ㆍ냉연 강판을 생산한다. 포스코그룹은 단순 재무적 투자가 아닌 일정 물량을 직접 판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지난달부터 미국이 수입 철강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해 국내 철강업계의 미국 시장 접근성이 크게 약화된 상황에서, 이번 협력은 양측 모두에게 윈-윈 전략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대규모 투자 리스크를 분산하고, 포스코그룹은 북미 철강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어서다.

현대차그룹은 이 제철소를 통해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앨라배마 공장, 조지아 공장 등 미국 내 주요 생산 거점에 고품질 자동차 강판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게 된다. 현대제철 IR 자료에 따르면 루이지애나 제철소는 연간 180만t의 자동차 강판을 생산한다. 자동차 18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물량이다. 전기로 방식을 채택해 고로 대비 탄소 배출량을 줄이면서도 고품질 제품을 생산할 수 있어 환경 규제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한다.

다만 58억달러(약 8조2000억원)라는 거액이 투입된다는 점에서 투자금 중 절반은 외부에서 조달키로 했는데, 포스코가 핵심 투자자로 나선 것이다. 나머지 투자금은 차입으로 마련할 예정이다. 포스코의 투자 규모와 지분 등 세부적인 내용은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지난해 철강 시황 악화 등으로 영업이익이 38.5% 급감(포스코홀딩스 실적 기준)했다. 올해 실적도 녹록지 않은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서의 협력도 주목된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연간 326만대의 전기차 판매를 목표로 한다. 전기차용 배터리 자체 개발 및 생산을 위한 투자도 꾸준히 진행 중인데, 안정적인 배터리 소재 공급 없이는 달성하기 어렵다. 때문에 전문성을 갖춘 글로벌 기업들과 다양한 협력을 추진 중이다.

포스코그룹은 해외 염호 및 광산에 대한 지분 투자 등을 통해 리튬 원재료를 확보했다. 국내외 사업장에선 전기차 배터리용 수산화리튬과 양ㆍ음극재를 생산 중이다. 특히,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 둔화(캐즘)를 극복하기 위한 안정적 수요처를 찾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전략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포인트다.

현대차와 포스코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는 가운데, 세계적으로 확보 경쟁이 치열한 리튬과 음극재 등 이차전지 핵심 소재의 안정적이고 다변화된 공급망 구축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미국 및 유럽연합 등의 공급망 재편 요구와 무역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이기도 하다.

장기적으로는 차세대 소재 개발 등 양측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분야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탄소저감 철강 생산을 위한 기술 개발과 친환경 모빌리티 소재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이 크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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