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 사업 실적 반영으로 1분기 매출액 역대 최대 달성했지만… 영업손실 446억원 적자 전환
유가하락ㆍ마진약세ㆍ배터리 부진 지속 등 수익성 악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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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CI / SK이노베이션 제공 |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SK이노베이션이 대규모 리밸런싱 이후에도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짜로 꼽히는 SK이노베이션 E&S 실적이 올해 1분기 성적에 더해지며 21조원이 넘는 역대 최대 분기 매출액을 기록했으나, 석유ㆍ화학ㆍ배터리 등 주력 계열사의 사업 부진을 만회하기엔 역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1분기 매출액 21조1466억원, 영업손실 44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1조7409억원(8.9%) 증가해 2022년 3분기 이후 10분기 만에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그러나 국제유가 및 정제마진 약세, 배터리 부문의 적자 지속 등으로 영업익이 전분기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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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제공 |
사업부문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석유(11조9181억원, 363억원) △화학(2조4770억원, –1143억원) △윤활유(9722억원, 1214억원) △석유 개발(3831억원, 1204억원) △배터리(1조6054억원, –2993억원) △소재(238억원, –548억원) △E&S(3조7521억원, 1931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전망에 대해 하절기 드라이빙 시즌 진입과 냉방 수요 확대로 석유사업 정제마진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화학사업에서는 아로마틱 계열의 역내 PX 공급 감소와 하반기 신규 PTA 설비 가동에 따른 스프레드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배터리사업은 2분기부터 북미 지역 판매량 증가와 연중 지속 성장을 점쳤다. 관세 정책 변화로 미국 내 배터리 생산 역량이 중요해진 만큼, 현지 공장 가동률 제고를 통한 실적 개선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서건기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북미 배터리 공장 가동률 및 판매량 개선, 베트남 광구 개발, 운영 최적화 등 사업별 수익성 개선 활동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석유, 화학부터 LNG, 전력까지 아우르는 토탈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원 이노베이션’으로 결속해 수익성과 성장성을 지속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실적 발표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배터리 사업의 북미ㆍ유럽 수요 회복 가능성, 윤활기유의 시황 및 전망, 해외 LNG 가스전 사업 참여 등 다양한 질문이 잇따랐다.
김경훈 SK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관세를 포함한 정책 불확실성은 일차적으로 미국 시장에서 판매 중인 자동차 OEM에게 영향을 줄 것”이라며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 전반에 걸친 영향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CFO는 “자동차 OEM들은 정책 논의 진행 상황을 지켜보면서 방향성을 확인하려는 기조이나, 고관세 부과에 대비하고자 현지 생산 비중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도 파악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SK엔무브 김미경 전략기획팀장은 “전기차 보급 확대로 장기적으로는 기유 및 윤활유 시장이 축소될 수 있지만, 환경 규제로 인한 엔진 오일 연비 규격 강화로 SK엔무브가 생산하는 그룹3와 3+ 등 프리미엄 기유의 수요가 상당 기간 증가할 것”이라며 “2025년부터 2035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기준으로 2% 초반대 성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팀장은 “전동화 트렌드에 따라 EV 플루이드, 액침냉각 및 냉매 시장이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알래스카 LNG 사업과 관련해서는 선을 그었다.
SK이노베이션 E&S 관계자는 “현재로선 해외 가스전에 대해 직접적인 지분 투자 확대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며 “다만, 국내외 LNG 수요가 확대됨에 따라 그에 맞는 저가의 에쿼티 가스전이 필요할 것이기에 회사 LNG 밸류체인 확장 경과를 지켜보며 필요 시 투자를 포괄적으로 검토할 계획은 있다”고 말했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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