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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늪’에 빠진 K-배터리, 북미 현지화로 돌파구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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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5-02 05:40:11   폰트크기 변경      

LG엔솔, ESS 현지 생산 앞당겨

SK온, 공급계약 잇따라 체결

삼성SDI, 합작법인 사업 가속



[대한경제=이계풍 기자]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가 올해 1분기 모두 실질적 적자의 늪에 빠졌다. 표면상 흑자를 기록한 곳도 있으나, 이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효과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1분기 매출 6조2650억원, 영업이익 3747억원을 기록했으나, IRA 세액공제 4577억원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는 830억원의 적자다. SK온은 매출 1조6054억원, 영업손실 299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601억원 개선됐으나 여전히 적자 상태다. SK온의 IRA 세액공제는 1708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10% 증가했다. 삼성SDI는 매출 3조1768억원, 영업손실 43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4.0% 감소하며 적자 전환했다.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은 △완성차 업체들의 보수적 재고 정책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관세 정책 변화 △공장 가동률 하락과 고정비 증가 등이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배터리 3사는 북미 현지화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주 단독공장을 활용한 에너지저장장치(ESS) 현지 생산을 앞당겼고, SK온은 닛산자동차와 99.4GWh 규모의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전기차 스타트업 슬레이트로부터 20GWh 규모의 공급권을 따내는 등 북미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SDI도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 조기 가동, GM과의 합작법인 건설 공사 개시 등 성장동력 확보에 힘쓰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 확대와 AI 산업 성장에 따른 ESS 시장도 중요한 돌파구다. 삼성SDI는 “ESS 시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고성장이 예상되며, 올해 생산 캐파의 90% 수준에 달하는 수주를 이미 확보했다”고 밝혔다.

투자 전략에서는 기업별 차별화가 두드러진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투자 축소와 속도 조절을 선택한 반면,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과 미국 생산 거점 확보 등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지속할 전망이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부사장(CFO)은 “올해 시설투자를 작년 대비 30% 이상 줄이겠다”고 밝혔다.

배터리 업계는 2분기 실적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지만, 미국 관세 정책 변화와 완성차 업체들의 보수적 운영으로 회복세는 더딜 수 있다고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 현지화 성공, ESS 시장 선점, 신제품 개발, 원가 절감 노력과 함께 전기차 시장의 본격적인 회복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계풍 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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