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ㆍ삼성SDI, ‘인터배터리 유럽’ 참가
주택용 ESS 등 첨단기술 공개 예정
가격경쟁력 앞세운 中 점유율 75%
국내업계, 고부가제품 차별화 전략
SK온은 전고체 배터리 기술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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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2025 인터배터리 유럽 부스 조감도. 사진: LG에너지솔루션 제공 |
[대한경제=이계풍 기자]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ㆍ삼성SDIㆍSK온)가 유럽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과의 본격적인 기술 경쟁에 나선다.
중국 배터리사들이 가격 우위를 앞세워 유럽 ESS 시장의 75%를 장악한 상황에서, 국내 업체들은 주택용 ESS와 AI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UPS(무정전 전원장치) 배터리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차별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7일부터 9일까지 독일 뮌헨에서 개최되는 ‘인터배터리 유럽 2025’에 참가해 첨단 ESS 기술을 공개할 예정이다.
ESS는 전력 공급이 불안정한 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저장ㆍ공급하는 핵심 설비로, 최근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으로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서 생산되는 유럽산 LFP(리튬인산철) 셀을 적용한 컨테이너형 전력망용 ESS와 주택용 ESS ‘JF1R’을 선보인다. 새로운 스택형 구조와 첨단 냉각 기술 적용을 통해 에너지 밀도와 화재 안전성을 크게 높인 것이 특징이다. 또한, AI 데이터센터용 UPS 배터리 시스템과 함께 유럽 배터리 규제 대응을 위한 배터리 여권 시스템의 파일럿 버전도 최초 공개한다.
삼성SDI는 AI 데이터센터용 UPS 배터리 ‘U8A1’과 5.26메가와트시(㎿h) 용량의 통합형 ESS ‘SBB 1.5’를 실물 크기로 전시한다. ‘U8A1’은 이전 제품 대비 설치 면적을 33% 절감했으며, ‘SBB 1.5’는 모듈 내장형 직분사 소화 기술을 적용해 안전성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열전파 차단 기술 ‘No TP’와 46파이(지름 46㎜) 원통형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기술도 대거 선보인다.
SK온은 이번 전시회에 직접 참가하지 않지만, 국제 학술지를 통해 차세대 기술을 과시하고 있다. 최근 ‘ACS 에너지 레터스’에 발표한 연구에서는 한양대와 공동으로 전고체 배터리의 리튬 메탈 음극에 특수 보호막을 형성해 수명을 3배 연장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또한 연세대와 함께 개발한 고분자 산화물 복합계 배터리 연구 성과도 화학 분야 권위지 ‘앙게반테 케미’에 게재했다.
글로벌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 수요 정체로 ESS 시장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 3사는 이번 전시회에서 ESS 제품을 전면에 내세워 시장 공략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시장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과제도 남아있다. 중국 업체들은 압도적 가격 경쟁력으로 유럽 ESS 시장을 선점한 상태다. 특히 중국 최대 배터리 기업 CATL은 최근 테크데이를 통해 세계 최초로 나트륨이온 배터리 양산을 공식화했다. 이 배터리는 LFP 배터리 수준의 에너지밀도와 안전성을 갖추면서도 가격은 크게 낮춘 것이 강점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2035년 무렵에는 LFP 배터리보다 11~24% 저렴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나트륨이온 배터리가 저가 시장의 새로운 게임 체인저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며 “원자재 가격 경쟁력이 확보될 경우 2035년 최대 254.5GWh의 시장 수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계풍 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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