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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참사 5주기… 여전히 판치는 불량품 - 상] ① ‘눈속임’ 표준 단열재 ‘火魔 불씨’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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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5-08 06:00:31   폰트크기 변경      
[Focus] 유통시장 긴급점검

2021년 말 품질인증제 도입했지만

성능미달 제품 버젓이 시장서 유통

제도ㆍ관리 부실, 안전불감증 ‘3惡’


그래픽 : 대한경제 


[대한경제=한형용ㆍ서용원 기자] 샌드위치패널(복합자재) 심재(단열재)에 대한 정부의 ‘품질인정제도’에 구멍이 뚫렸다. 정부는 2020년 4월 경기 이천시 한익스프레스 물류센터 신축공사장 화재사고 이후 준불연 성능을 확보한 심재를 활용토록 했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성능 미달 제품이 유통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품질인정제도 도입과 함께 한시적으로 시행한 표준모델 제도의 미숙한 운영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준불연 성능 모니터링 부실, 단열재 업계의 안전불감증 등 3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관련기사 3면

6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이천 물류센터 화재사고 이후 2021년 12월 복합자재에 대한 품질인정제도를 본격 도입했다. EPS(발포플라스틱)ㆍ우레탄 등 준불연(가열 후 10분간 유해한 균열의 미발견 등) 성능을 확보한 심재를 활용토록 한 게 핵심이다.

하지만 성능 미달 제품은 제도의 허점을 가볍게 파고들었다. 표준모델이 통과된 기관(협회)에 소속돼 있으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성능시험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실제 한국발포플라스틱공업협동조합, 한국금속패널공업협동조합 등은 2023년 4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화재안전성 시험을 통과해 표준모델 인정을 받았다. 그러나 국토부가 같은 해 11월 표준모델을 통해 품질인정을 받은 업체 10곳을 점검한 결과, 9곳이 균열과 녹아내림 등 심재의 변형이 발생했다. 수개월간 품질인정제도를 거친 표준모델과 다른 제품이 생산되고 있었지만, 무려 6개월이 넘도록 이를 확인하지 못하면서 기준미달 제품이 시중에 대거 유통됐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건설연이 같은 해 연말 시중 제품에 대한 화재안전 모니터링 시행 결과에서도 유기단열재를 심재로 활용한 표준모델 EPS복합자재 상당수가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EPS복합자재는 준불연 등급의 표준모델 성적서를 받은 제품을 의미한다.

앞으로 마주할 문제는 이들 제품을 활용해 시공한 물류센터, 공장, 주택 등의 화재 우려다. 지난해에만 복합자재ㆍ판넬 건물 화재는 2886건, 인명피해는 212명에 달했다. 재산피해는 전체 45% 수준인 3200억원을 넘어섰다.

이와 관련, 단열재업계 관계자는 “성능미달 유기단열재를 활용한 샌드위치패널이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화재에 따른 참사 위험성을 방관한 기업도 문제다. 정부도 믿었던 도끼에 발등을 찍힌 것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한형용ㆍ서용원 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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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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