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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문수아 기자]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중앙이 합병을 추진한다. 펜데믹 이후 극장가 부진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업계 2ㆍ3위 사업자가 손잡고 1위 CJ CGV와 양강 구도를 본격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투자ㆍ배급 등 영화 생태계 전반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지만 양사의 재무 부담 등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8일 롯데그룹과 중앙그룹은 각각 계열사인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중앙의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롯데컬처웍스는 롯데쇼핑이 지분 86.37%, 메가박스중앙은 콘텐트리중앙이 95.98%를 보유 중이다. 합병 후 법인은 공동 경영 체제로 운영한다. 신규 투자 유치와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 등을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국내 극장사업자 2, 3위 기업이 전격 합병하는데는 산업 전반의 위기가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24년 국내 극장 관객 수는 1억2313만명으로 전년보다 1.6% 줄었다. 코로나19 이후 4년 만의 감소세로 여름 성수기 흥행작 부재와 외화 흥행 약세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관객 수 감소와 함께 2024년 극장 매출도 전년 대비 5.3% 감소한 1조1945억원으로 집계됐다.
롯데와 중앙은 양사의 운영 노하우와 콘텐츠 역량을 결합해 극장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중복 비용을 줄여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비용 절감을 토대로 차별화된 상영관을 확대하고 신규 콘텐츠에도 투자해 관객 서비스를 개선하는게 목표다. 양사는 영화 투자ㆍ배급 역량도 갖춘 만큼 콘텐츠 제작 생태계 전반에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양사의 재무 상태는 사업 확대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메가박스중앙은 2024년 말 기준 부채비율이 824.66%에 달한다. 총부채는 8736억원으로 단기차입금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유동부채만 6225억원에 이른다. 당기순손실은 520억원으로 전년 대비 손실 폭이 확대됐다. 자본잠식 우려도 존재하는 가운데 외부차입에 의존하고 있어 투자를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을 남긴다.
롯데컬처웍스 역시 본업인 극장사업에서는 2024년 기준 영업손실 128억원, 당기순손실 18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롯데 그룹 전반에 걸쳐 외형 성장보다 재무구조 개선에 초점을 두면서 부채비율이 286.3%로 낮아졌지만 결손금(6216억원), 금융비용(352억원) 등이 사업 확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롯데 관계자는 “이번 MOU는 양사의 강점을 결합해 차별화된 고객 경험과 영화산업 생태계 전반의 회복을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라며 “콘텐츠 다양성 확대, 관객 서비스 개선 등 산업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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