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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제동](1) 대우건설 PQ 탈락…과도한 실적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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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5-14 05:00:26   폰트크기 변경      
현대건설만 PQ 통과로 재공고 수순…실적 충족사 극소수 우려 현실화


[대한경제=백경민 기자]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컨소시엄의 각축전을 예고했던 ‘용인 첨단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조성공사 1공구’가 PQ(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 단계에서 유찰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최근 10년 간 공사실적 평가 기준이 대폭 강화된 영향으로, 실적 충족사가 극소수일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된 것이다.

1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설계가격 1조3836억원 규모의 시공책임형 건설사업관리(CMR) 방식인 ‘용인 첨단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조성공사 1공구’에 대한 PQ(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 심사 결과,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탈락했다.

LH는 내부 심사 기준에 따라 시공경험, 기술능력, 신인도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종합평점이 93점 이상인 업체를 PQ 적격자로 선정한다.

대우건설은 40% 지분으로 남광토건(20%), 극동건설(15%), 태영건설(13%), 중흥토건(7%), 세운건설(5%)과 손을 맞잡았지만, PQ 통과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쟁사인 현대건설만 PQ 문턱을 넘어 결국 이번 입찰은 경쟁 불성립으로 재공고 수순을 밟게 됐다. 현대건설은 49.4% 지분을 들고, GS건설(12%), 대보건설(11.1%), 금호건설(7.5%), 강산건설(5%), 이에스아이(5%), 유호산업개발(5%), 씨앤씨종합건설(5%)과 힘을 합쳤다.

PQ 단계에서 대우건설과 같은 대형사가 탈락하는 일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는 LH가 관련 실적 기준을 과도한 수준으로 둔 여파다.

실제 LH는 기술적 공사이행능력부문 평가 시 최근 10년 간 당해공사와 동일한 종류의 공사실적에 대한 배점을 34점으로 두면서 기준금액 1조3814억원을 기준으로 △100% 이상 34점 △80% 이상 30점 △60% 이상 26점 등으로 설정했다. 그간 면적 대비 관련 실적을 제시했던 것과 비교해 대폭 상향된 기준치다.

LH는 면적에 따른 실적 반영 시 공사비 대비 관련 기준이 너무 낮아지게 된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시장 안팎에서는 PQ 만점은커녕 실적 충족사가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이를 두고는 최대한 경쟁을 유도해 입찰을 추진해야 된다는 발주처의 의무를 저버린 것이나 다름 없다는 비판과 함께, 특정업체와의 수의계약을 염두에 둔 행보 아니냔 의혹까지 불러일으켰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의 한 관계자는 “시공능력평가 순위 10대사 어디와 조합을 해도 관련 실적을 충족하지 못한다”며 “지금은 참여하고 싶어도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발주처는 경쟁 유도로 입찰을 성립시켜 조속한 사업 추진을 우선순위로 둬야 하는 만큼, 재공고 추진 시 관련 실적 완화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며 “참여하려는 회사가 있는데 경쟁을 유도하지 않고 재공고를 낸다는 것은 특정업체와의 수의계약 추진 의혹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대우건설 측은 PQ 탈락 소식을 접한 뒤 LH에 관련 실적을 완화해 달라는 내용을 골자로 공문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LH는 재공고 일정을 조율 중인 가운데, 관련 실적 기준 완화에 나설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LH 관계자는 “재공고를 진행해야 해서 PQ 결과를 공개할 수 없다”며 “입찰 조건 변경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백경민 기자 w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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