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1분기 영업이익 곤두박질…고환율 여파로 고정비 지출 늘어난 여파
LCC는 매출 마저 뒷걸음질
2분기 반등 위해 5월 연휴 마케팅ㆍ여름 성수기 마케팅 총력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해외여행을 위해 공항을 찾는 인원이 연일 쏟아지며 항공사들이 어느 때보다 분주한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정작 항공사들의 영업이익은 뒷걸음질치는 ‘실속없는 호황’을 맞고 있다. 급등한 원ㆍ달러 여파로 고정비 지출이 크게 늘어난 데다 항공사간 경쟁이 심화하며 수익성이 악화된 영향이다.
15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제선 여객수는 2328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국제선 화물 운송량은 103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늘었다. 일본과 중국, 동남아 등의 중ㆍ단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여행객이 늘어나며 공항은 연일 문전성시를 이뤘다.
문제는 늘어난 여행 수요에 힘입어 항공사들의 매출은 늘었지만, 정작 영업이익은 감소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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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보잉 787-10 / 대한항공 제공 |
대한항공은 올 1분기 매출 3조95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해 역대 1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의 1분기 국제선 이용 승객은 485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3509억원으로 전년 대비 19%나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1932억원 44%나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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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A380 / 아시아나항공 제공 |
아시아나항공 역시 비슷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아시아나항공의 1분기 매출은 1조7430억원으로 전년 대비 6.7% 증가해 역대 1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으나, 7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1108억원으로 2개 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항공사들의 1분기 실적이 일제히 추락한 것은 고환율에 따른 고정비 지출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올해 1분기 원ㆍ달러 평균 환율은 1453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9.4% 올랐다.
항공사들은 항공기 리스료와 연료비, 정비비 등 대부분의 비용을 달러로 결제해 환율 상승은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대한항공의 경우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350억원의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한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대형항공사(FSC)는 외형 성장이라도 했지만, LCC는 매출액마저 쪼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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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에어 B737-800 / 진에어 제공 |
진에어는 올 1분기 매출이 41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583억원으로 40.8% 줄었다.
에어부산은 1월 항공기 화재 사고의 여파로 1분기 매출 2496억원, 영업이익 40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8.3%, 43.4% 줄었다.
제주항공은 1분기 38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7% 줄어든 매출액을 기록했으며, 영업익은 -326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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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웨이항공 보잉 737-8 / 티웨이항공 제공 |
티웨이항공은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6% 늘어난 4466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익은 355억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LCC의 동반 부진은 작년말부터 이어진 사고 발생 여파가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제주항공 무안공항 참사에 이어 에어부산의 항공기 화재 사고 발생, 진에어에서도 엔진 결함에 따른 긴급 회항 사건 등이 벌어지며 LCC 전반에 대한 불안 심리가 커졌다.
항공사들은 2분기 실적 반등을 위해 가정의 달 이벤트와 여름 성수기 특가 등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오는 18일까지 해외노선을 대상으로 특가 혜택을 제공하는 ‘티웨이 트래블 페스타’를 진행한다. 선착순 초특가 이벤트의 경우, 1인 편도 총액 기준 △인천-파리 27만 7900원~ △인천-시드니 30만 5010원~ △인천-나트랑 8만 5900원~ △청주-울란바타르 9만 6500원부터다.
제주항공은 오는 31일까지 필리핀 노선 할인 프로모션을 운영중이다. 이 프로모션은 6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탑승하는 인천-마닐라, 세부, 클락, 보홀, 부산-세부, 보홀, 대구-세부 등 7개 필리핀 노선 항공권을 대상으로 최대 7%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오는 20일까지 국내선 5개 노선, 국제선 48개 노선을 대상으로 항공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J멤버스위크’도 병행중이다.
이스타항공은 ‘여행가효(孝)’ 특가 프로모션을 통해 만 65세 이상 고객에게 50%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에어서울도 오사카ㆍ도쿄ㆍ다카마쓰 탑승객을 대상으로 특별 이벤트를 열고, 간사이 지역 인기 관광지 무료입장권을 제공하는 등 특화 마케팅을 통해 승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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