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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 10대 프로젝트⑧]글로벌 강국 제친 ‘K-원전’ 기술력, 놀라움에서 확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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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5-16 09:30:50   폰트크기 변경      
한국전력공사,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

UAE 첫 원전 사업, 글로벌 강자 제치고 韓 수주
사업비 21조원 규모…당시 해외 사업 최대 수주액
현지 전력수요 25% 책임…양국 ‘특별전략적동반자관계’ 격상


UAE 바라카원전 3호기 전경./한국전력 제공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는 중동 내 최초의 상업용 원전으로, 아랍에미리트(UAE)가 석유 의존 경제에서 탈피하기 위해 국가 핵심사업으로 추진한 건설 프로젝트다. UAE 아부다비에서 서쪽으로 약 270㎞ 떨어진 지역에 한국형 차세대 원전(APR1400) 4기, 총 5600㎿ 규모로 건설됐다. 지난해 1∼4호기 모두 상업운전에 들어가 무탄소 전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현재 UAE 전력수요의 25%를 책임지고 있다.

2009년 12월 27일 해당 공사를 수주한 한국전력공사는 주계약자로서 전체 사업을 총괄 수행했다. UAE는 자국 내 첫 번째 원전 사업자로 프랑스ㆍ미국ㆍ일본 등 전통적 원전 강국이 아닌 한국을 선택하면서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UAE 원전 수주로 한국은 글로벌 6번째 원전 수출국에 진입했고, K-원전의 기술력을 해외에 알릴 수 있게 됐다. 해당 사업은 계약금액만 186억달러(약 21조원)로, 단일 사업 기준 최대 해외수주 금액이기도 했다.

한전은 수주 단계부터 국내 주요 기업들과 ‘팀코리아’를 구성했다. 한국수력원자력(시운전), 두산에너빌리티(기자재 공급), 현대건설ㆍ삼성물산(시공), 한국전력기술(설계), 한국원자력연료(원전연료공급), 한전KPS(유지보수) 등 각 분야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을 모아 중동 원전 사업에 뛰어들었다.

공사는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1ㆍ2호기가 건설 허가를 받은 뒤 2012년 7월 착공에 들어가 9년여 만인 2021년 4월 1호기 상업운전을 개시했다. 치밀한 계획과 철저한 품질관리,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단계별 공정을 안전하게 수행하며 ‘온타임 온버짓(예산 내 적기 준공)’의 경쟁력을 증명했다.

이는 1978년 고리 1호기 가동 이후 쌓아온 기술력을 집대성하고, 중소 원전공급업체까지 힘을 모아 탄탄한 공급망 체계를 구축한 결과이기도 했다. 이후 2호기와 3호기가 순차적으로 건설됐고, 지난해 9월 마지막 4호기가 상업운전을 개시했다. 팀코리아는 유기적 업무 분담을 통해 해외에서도 원자로 설계와 건설ㆍ운영ㆍ유지보수 등 전주기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다.

바라카 원전에 투입된 노형은 APR1400이다. 국내에서 자체 개발한 수출형 원전으로, 지금까지 안전성과 경제성을 두루 갖춘 제3세대 원자로로 평가받는다. 여기에 뛰어난 운영기술이 더해졌다. 바라카 원전의 평균 가동률은 87%로, 세계 평균인 78%를 웃돈다. 발전소는 연간 40TWh의 청정전력을 생산하며 기저전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한, 중동 지역 최대 청정에너지원으로 평가받으며, 연간 2100만t의 탄소배출 감소 효과를 기록하고 있다.


김동철 한전 사장(앞줄 왼쪽 여섯번 째)이 바라카 원전 앞에서 현지 직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한전 제공


한국과 UAE는 원전 사업을 계기로 더욱 각별해졌다. 2009년 바라카 원전 수주 직후 ‘전략적동반자관계’를 맺었던 양국은 2018년 ‘특별전략적동반자관계’를 거쳐 2023년 ‘최고 수준의 특별전략적동반자관계’로 격상됐다. 이를 통해 경제ㆍ사회ㆍ문화ㆍ국방 등 전 분야의 교류 협력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바라카 원전은 지난해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 원전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배경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탄소중립 및 에너지 안보가 중요해진 시대 흐름에 맞춰 글로벌 신규 원전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K-원전의 무대는 더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전 관계자는 “바라카 원전 사업은 현재 1∼4호기가 모두 상업운전에 돌입함으로써 한국의 원전 기술과 시공관리 등 해외 원전 사업 능력을 전 세계에 입증한 계기가 됐다”며, “성공적인 원전 사업 수행으로 대한민국의 위상과 국가 브랜드 가치를 크게 높였다”고 평가했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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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기술부
신보훈 기자
bbang@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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