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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美 신용등급 최고 단계서 강등…“증시 랠리 끝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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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5-17 10:16:00   폰트크기 변경      
“지속적 재정 적자로 부채 급증”…관세 정책ㆍ증시 향방 주목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 나스닥,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 연합뉴스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16일(현지시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에서 ‘Aa1’으로 한단계 강등했다.

무디스는 이날 등급 변경 보고서에서 “지난 10여년간 미국 연방정부 부채는 지속적인 재정 적자로 인해 급격히 증가해왔다”면서 “이 기간 연방 재정지출은 증가한 반면, 감세 정책으로 재정 수입은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 “재정 적자와 부채가 증가하고 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정부 부채에 대한 이자 지급도 현저히 증가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자 비용을 포함한 의무적 지출이 총 재정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4년 약 73%에서 2035년 약 78%로 상승할 것으로 추산된다며 “과세와 지출에 대한 조정이 없다면 예산의 유연성이 제한적인 상태에 머물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등급 전망은 기존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했다. 미국 경제가 가진 다수의 강점이 충격에 대한 회복력을 제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무디스는 “관세 인상 영향으로 단기적으로 미국의 성장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지만 장기 성장세가 의미 있는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는다”며 “또한 세계 기축통화로서 미 달러화의 지위는 국가에 상당한 신용 지원을 제공한다”라고 평가했다.

무디스는 앞서 지난 2023년 11월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하며 등급 하향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3대 신평사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은 1년 9개월 만이다. 앞서 피치는 지난 2023년 8월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전격 하향한 바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2011년 미국 등급을 AAA에서 AA+로 낮췄다.

지난 2011년 S&P의 전격 등급 강등 당시에는 달러화 가치가 급락하고 글로벌 주가가 하락하는 등 국제금융시장이 큰 충격에 휩싸인 바 있다.

신용등급이 하향됨에 따라 미국 정부는 앞으로 국가채무를 줄이는 데 역점을 둘 것으로 보여 정부 예산 및 통화 관련 정책은 물론 통상정책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높은 관세 부과를 통해 미국의 무역적자를 해소하고 국가의 세수를 늘려 국가 채무를 해소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이번 국가신용도 강등을 계기로 ‘관세 드라이브’를 더 강력하게 펼쳐 나갈지도 주목된다.

최근 미중 무역 긴장 완화로 반등한 미 증시에서 매물이 대거 쏟아지며 랠리가 끝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투자사 스튜어드 파트너스의 에릭 베일리 전무이사는 블룸버그 통신과 인터뷰에서 “미증시는 미중 무역전쟁 휴전 이후 랠리를 거듭해 거의 천장에 도달했다”며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은 펀드매니저들의 차익 실현을 촉진해 시장이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라운드힐드 투자의 최고경영자 데이브 마자는 “무디스가 마침내 공식화했지만, 시장에서는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이 불가피하다는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었다”며 “S&P가 2011년 8월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했을 때처럼 충격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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