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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잡음](1) LH, 실적 완화 요구 외면…재공고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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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5-22 05:00:32   폰트크기 변경      
LH “공사 규모 및 특성 반영한 기준”…재공고마저 유찰 불가피


[대한경제=백경민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 추진되는 단일 공공공사 최대어로 꼽히는 ‘용인 첨단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조성공사 1공구’에 대한 실적기준 완화 없이 재공고를 강행했다.

LH는 공사 규모와 특성을 반영한 조치란 입장을 내놨지만, 시장 안팎에서는 경쟁 입찰을 충분히 유도할 수 있는 상황인 데도 이를 외면한 것을 두고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21일 LH에 따르면, 지난 20일 설계가격 1조3836억원 규모의 시공책임형 건설사업관리(CMR) 방식인 ‘용인 첨단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조성공사 1공구’에 대한 재공고를 냈다. 이달 26일 입찰참가신청 확약서를 접수한 뒤 다음달 10일 PQ(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 서류를 마감하는 일정이다.

이 사업은 경기 용인시 이동읍, 남사읍 일대 493만6198㎡ 부지에 토공, 관로공 등 단지조성공사와 배수지, 옹벽 등 구조물공사를 아우르는 프로젝트로, 지난 달 18일 최초 공고가 이뤄진 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각각 명함을 내밀었다.

하지만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PQ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하고 탈락하면서 재공고 수순을 밟았다. 최근 10년 간 당해공사와 동일한 종류의 공사실적이 설계가격과 맞먹는 수준으로 상당히 높게 설정된 여파로, 그간 면적 대비 관련 실적을 제시했던 것과 비교해 대폭 상향된 기준치란 평가가 뒤따랐다.

대우건설 측은 앞서 사업 참여를 위해 관련 실적을 완화해 달라는 공문을 전달했지만, LH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LH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1조4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공사로, 2030년 말 시작될 반도체 공장 가동을 위해 높은 수준의 시공 역량이 요구된다”며 “현 PQ 기준은 초대형 공사 규모와 특성을 감안해 꼭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번 재공고를 통해 경쟁 입찰이 성사될 진 미지수다. 현재로서는 대우건설이 참여하지 못할 경우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단독 입찰로 막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대우건설 입장에서는 기존 컨소시엄 구성원에 대한 지분 조정 만으로는 한계가 따르는 만큼 관련 실적을 보완해 줄 추가 구성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시공능력평가액 상위 10위 이내 업체 2개사를 둘 수 있는 만큼 충분히 조율 가능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지만, 대우건설 내부적으로는 저마다의 이유로 불가능한 업체들을 제하면 발을 맞출 만한 곳이 사실상 없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는 설계심의 단계에서 시공능력평가액에 따른 동반성장 및 신규건설사 참여 등 가점 요소를 고려했을 때 무작정 PQ 문턱을 넘어서는 데만 매몰될 일도 아니란 지적도 나온다.

대우건설 컨소시엄 측 관계자는 “PQ 통과가 목적이 아니지 않느냐”라며 “사업 수주를 위해서는 설계심의 평가항목ㆍ가점 등이 더 중요한 요소여서 이를 고려해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팀을 꾸려야 되는 것인데, PQ 단계에서 막혀버리니 답이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사업 참여 의지의 일환으로 관련 실적을 완화해 달라고 공식 어필한 만큼 재공고 과정에서 나름 기대를 걸었는데 아쉬울 따름”이라며 “만약 이번 사업이 이렇게 수의계약으로 전환된다면 내내 논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경민 기자 w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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