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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잡음](2) 공사실적 기준 재산출해 보니…4000억 이상 높게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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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5-22 05:00:29   폰트크기 변경      
특정업체 밀어주기 의혹 일파만파…LH “수의계약 검토된 바 없어”


[대한경제=백경민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추진 중인 ‘용인 첨단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조성공사 1공구’ 관련 최근 10년 간 당해공사와 동일한 종류의 공사실적을 두고 유사 방식의 사업과 비교해 지나치게 과도하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고 있다.

LH가 설정한 기준은 이 사업 토목공사 추정금액인 1조3814억원 수준으로, 만점 기준은 △100% 이상 34점 △80% 이상 30점 △60% 이상 26점 △40% 이상 22점 △20% 이상 18점 등으로 구성된다.

LH 내부 PQ(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 기준에 따르면, 부지조성공사에 대한 해당 기준은 규모(면적) 또는 금액으로 둘 수 있다. 규모 또는 금액 대비 350% 이상 실적을 충족하면 만점을 받는 구조다. LH는 이번 사업에 대해 해당 기준을 금액으로 두면서 만점 기준을 금액 대비 350%에서 100% 이상으로 완화했다.

본지가 LH 내부 PQ 기준에 게재된 산식에 따라 관련 실적 기준을 산출한 결과, 기준금액은 2799억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0만㎡를 기준으로 해당 공사 면적(493만6198㎡)을 나눈 뒤 토목공사 추정금액(1조3814억원)을 곱한 수치다. 100만㎡ 이하 사업은 추정금액을 기준금액으로 삼지만, 이를 초과하는 사업은 100만㎡를 기준으로 관련 산식을 적용 받는다.

이렇게 산출된 기준금액 2799억원에 대한 만점 기준은 관련 규정에 따라 △350% 이상 최대 34점(9795억원) △260% 이상 30점(7276억원) △200%이상 26점(5597억원) △130% 이상 22점(3638억원) △60% 이상 18점(1679억원) 수준으로 도출됐다.

관련 실적 만점 기준을 놓고 봤을 때 현 기준(1조3814억원)은 일반적인 실적 기준(9795억원) 대비 4000억원 이상 높은 셈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첫 공고는 그렇다 치더라도 관련 실적이 과도하다는 비판이 제기되면 경쟁 입찰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하는 발주처로서는 부담이 되는 대목일 텐데, 그대로 강행한 것은 의문”이라며 “불필요한 의혹을 자초한 격이나 다름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 안팎에서는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LH가 관련 실적 완화 없이 재공고를 추진한 데 대해 특정업체 수의계약 의혹이 가시지 않고 있다.

재공고 과정에서 관련 실적 국내 2위로 꼽히는 대우건설마저 PQ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게끔 기준을 유지한 것은 사실상 수의계약을 염두에 둔 행보나 다름 없다는 비판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적극 내비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발주처가 충분히 경쟁을 유도할 수 있는데도 실적 완화를 도모하지 않은 것은 특정업체를 밀어주려는, 혹은 특정업체를 배제하려는 의도 아니겠느냔 해석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LH는 이에 대해 “재입찰을 진행 중이고, 아직 유찰될 지 안 될 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현재 수의계약은 전혀 검토된 바 없고, 유찰 시 검토해봐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백경민 기자 w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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