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야 다시 살아진다”
번아웃을 견디는 느린 걸음
![]() |
‘그래도 여행은 하고 싶어’. / 사진 : 모아출판사 제공 |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여행은 사치가 아니라 삶을 회복시키는 양식입니다.”
23년 차 직장인 이희진 작가의 첫 에세이 ‘그래도 여행은 하고 싶어’는 세계 300개 도시를 홀로 걸으며 마주한 인생의 고비와 회복의 기록이다. 그는 아나운서에서 프리랜서를 거쳐, 은행과 기업 홍보 전문가로 살아온 평범한 직장인이다. 번아웃과 회의감, 정체성의 흔들림을 이겨내기 위해 그는 가끔 떠났고,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그 반복 속에서 길을 찾았다.
책은 18개국 36개 도시에서의 체류 경험을 중심으로, 여행지를 바라보는 시선보다 그 안에서 만난 ‘낯선 나’에 주목한다. 튀르키예 이스탄불, 스위스 체르마트, 그리스 델포이…. 다양한 도시가 등장하지만 진짜 주인공은 작가 자신이다.
인증샷 중심의 여행과 달리 그는 낯선 골목을 걷고, 현지인과 소소한 대화를 나누며, 삶의 속도를 늦추는 법을 배웠다. “너무 빨리 가면, 왜 가는지도 모르게 된다”는 깨달음은 책을 관통하는 메시지다.
이 책은 결국 치유와 자기 성찰의 이야기다. 리더십과 관계, 성장과 상실 같은 직장인의 현실적인 고민도 묵직하게 담긴다.
저자는 말한다. “낯선 곳에서 만난 가장 놀라운 존재는, 바로 나였다.”
책은 여행을 통해 삶을 다시 살아내려는 모든 이들에게 건네는 다정한 초대장이다.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묻는다. “당신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나요?”
이희진 지음 l 모아출판사 l 2025.05.15. 출간 l 1만9000원
박호수 기자 lake806@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