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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한슬애 기자 |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한국전력(사장 김동철)은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등 첨단 산업단지에 전력을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한 전력망 구축에 2038년까지 약 73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는 2년 전 발표한 2036년까지 56조5000억원 투자 계획 대비 16조원 이상 늘어난 규모로, 전력수요 급증에 따른 전력망에 투자 금액 또한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은 이 같은 내용의 ‘제11차 장기 송ㆍ변전설비계획’이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위원회에서 확정됐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발표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바탕으로 2024∼2038년 적용되는 송ㆍ변전설비의 세부계획이다.
계획에 따르면 2038년까지 송전선로 6만1183C-㎞(서킷킬로미터)를 건설하고, 변전소는 1297개를 짓는다. 2년 전 발표한 제10차 계획과 비교하면 송전선로(5만7681C-㎞)는 3502C-㎞ 늘었고, 변전소는 169개 증가했다.
제11차 계획에서는 호남과 수도권을 연결하는 초고압직류송전(HVDC) 계통 재구성 및 국가 첨단전략산업 지역의 전력망 확충이 주요 내용으로 포함됐다.
우선 호남∼수도권 HVDC는 현재의 전압형 HVDC 기술 수준과 변환소 부지 확보 현황 등을 고려해 기존 4GW급 2개 루트(2036년 준공)를 2GW급 4개 루트로 변경한다. 호남 지역은 만성적인 송전망 포화 문제로 신규 발전사업 허가가 나오지 못하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려는 조치다. 현재 HVDC 기술은 단위 최대용량이 2GW인 점을 고려해 설비용량을 줄이고, 루트를 다변화하는 방향으로 수정했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에 대규모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전력망 확충 계획도 포함됐다. 향후 600조원 이상 투자가 예정된 반도체 클러스터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설비 운영을 위해 최소 10GW 이상의 전력이 필요하다. 이 중 3GW는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를 건설해 공급하고, 7GW의 전력은 동해안 원전과 호남권 태양광 발전소 등에서 충당된다. 이번 계획에는 7GW 전력의 공급을 위한 송전망 적기 건설 계획이 담겼다.
한전은 향후 15년간 전력망 건설을 위해 총 72조8000억원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봤다. 제10차 계획상 투자비(56조5000억원)보다 16조3000억원(28.8%) 늘어난 금액다. 한전이 현재 7개 분기 연속 흑자를 내고는 있지만, 누적 부채가 205조원에 달하는 만큼 어떻게 재원을 확보할지가 관건이다.
한전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자재비 상승, 지중 송전선로 증가 등으로 인해 비용이 증가했다”며, “경영효율화 및 원가절감 노력과 더불어 적정한 전기요금 운영을 통해 투자 재원을 자체 조달하고, 부족 자금 발생 시 차입금 조달을 통해 투자비를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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