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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엔비디아 ‘GPU 독점’ 뚫는다…네이버·카이스트와 ‘反쿠다’ 삼각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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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5-29 17:07:34   폰트크기 변경      

김정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가 29일 여의도 인텔 본사에서 진행된 ‘가우디 프로젝트 중간 성과 발표회’에서 인텔의 AI 가속기 ‘가우디(Gaudi)’ 기반 AI 칩 공동 연구의 학술적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진:인텔코리아
인텔코리아 조민성(인텔코리아 데이터센터 기술 담당) 이사는 29일 여의도 인텔 본사에서 진행된 ‘인텔·NAVER·KAIST, AI 가속기 가우디 공동연구 성과 공유 간담회’에서 가우디2ㆍ3 시리즈별 연구가 지속된다고 밝혔다. /사진:인텔코리아
네버클라우드 AI혁신센터 이동수 박사는 29일 인텔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설계 기업에 서비스단을 위해 필요한 기능을 플랫폼업체가 인식시켜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AI반도체는 캐시메모리가 없어 칩이 나올때마다 성능이 달라지는 만큼, AI반도체설계업체와 서비스기업 간 소통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사진:인텔코리아

인텔 “누구도 뛰어들지 않으면 영원히 독점”

네이버 “반도체회사 못지 않게 수요기업의 목소리도 중요해”

학계 “네이버가 데이터센터 지원하고, 인텔이 GPU 지원하니…논문 쏟아져”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전 세계 AI 가속기 시장에서 약 80~90%(2024년 AI 훈련용 GPU 기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는 엔비디아 중심의 AI 반도체 생태계에 전통적인 CPU 강자 인텔이 도전장을 던졌다. 인텔은 폐쇄형 SW모델 엔비디아 쿠다(CUDA)의 ‘록인’을 풀겠다며, 자사 AI 가속기 ‘가우디’의 개방형 SW 생태계를 선보였다.


인텔은 플랫폼기업 네이버ㆍ‘HBM의 대부’로 불리는 김정호 교수를 축으로 카이스트(KAIST)와 손잡고 “인텔이 아니더라도 경쟁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9일 인텔과 네이버클라우드, KAIST는 지난해 8월부터 인텔의 AI 가속기 ‘가우디(Gaudi 2)’를 기반으로, 네이버와 국내 주요 대학이 공동으로 참여해 온 산학 협력 프로젝트 성과를 공유했다. 이들은 거대언어모델(LLM) 개발부터 고대역폭메모리(HBM) 설계까지 실증 실험을 진행하며, AI 반도체의 사용성을 검증해 왔다.

△“GPU 없어 연구 못 하던 시절 끝…이젠 가우디로도 가능” = 이 공동 프로젝트에는 KAIST, 서울대, 포항공대 등 국내 유수 연구실 22곳이 참여했다. 인텔은 AI 가속기인 ‘가우디2’를, 네이버클라우드는 클라우드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환경을 제공했다. 이 프로젝트에선 논문 40편이 발표되고, 오픈소스 코드 37건을 깃허브에 발표했다.

KAIST 김정호 교수는 “그간 학계에서 GPU가 없어 연구 자체를 시작하지 못했던 때도 많았다”며 “인텔과 네이버의 지원으로 다양한 LLM 모델 실험이 가능해졌고, 6개월 만에 논문 수십 편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현재 KAIST는 HBM 설계를 AI 강화학습을 통해 가우디 툴을 써서 진행 중이다.

산ㆍ학이 산출한 결과물은 실제 서비스 검증 단계까지 연결됐다. 네이버는 가우디 기반 LLM 추론, 강화학습 기반 반도체 설계 등 실제 응용 분야까지 확대 중이며, 인텔도 ‘가우디3’ 기반 델, HPE, 레노버 등을 대상으로 위탁생산(OEM) 협력을 통해 시장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조민성 인텔코리아 이사는 “가우디는 엔비디아의 GPU처럼 특정 네트워킹에 종속되는 게 아니라 다양한 회사와 진행할 수 있고 이는 비용 절감을 가능케 한다”고 했다.

이들은 엔비디아 칩의 기술 경쟁력에 대한 ‘벤치마크’가 없었단 점도 지적했다. 네이버클라우드 이동수 박사(AI반도체 전략 담당)는 “어느 AI반도체를 쓸지 사활을 걸고 신경쓰고 있는데, 엔비디아보다 더 좋은 칩을 만들었다고 국내 회사들은 말한다”면서 “다만 이동통신은 표준이 있지만, AI반도체는 알고리즘이 계속 바뀌고 표준이 없어 최적가를 반영하는 데 가이드를 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민간 생태계, 선택할 권리 있어야 = 정부 조달이나 대형 프로젝트에서는 여전히 엔비디아 의존도가 높다. 현재 엔비디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히는 부분은 가격, 종속성, 공급부족이다. 이날 간담회에선 ”국가AI컴퓨팅센터가 GPU 1만장을 엔비디아 제품으로 통째 구매하는 건 이해 부족”이란 비판도 나왔다. 참석자들은 공통적으로 “GPU 외에도 다양한 AI 가속기 옵션이 존재하며, 생태계 형성을 위한 경쟁과 협력이 동시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동수 네이버클라우드 박사는 “GPU는 유지보수가 예전 반도체와 굉장히 달라 처음 칩을 구매할 때 가성비 뿐 아니라 유지보수에 대해 대비를 해야 한다”면서 “유지비용 최적화가 훨씬 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조민성 이사는 “국가AI컴퓨팅센터에 대해 특정 벤더 종속을 우려한 이유는 가격이나 수급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라면서 “국가과제에서 엔비디아가 차후 가격을 올리면 경쟁이 없는 상황에선 맞춰줄 수밖에 없고, 공급 자체를 다른 나라에 우선순위를 준다면 한국은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3사 공동 프로젝트가 오는 8월 이후에도 지속될 지는 불확실한 상태다. 최근 인텔의 리더십이 립부 탄 최고경영자(CEO)로 교체되면서 프로젝트의 연장 가능성을 판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호 교수는 “프로젝트는 3년 계획이지만, 2차년도는 재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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