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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 핵시설 폭격…트럼프 ‘기습’에 중동사태 ‘중대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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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6-22 17:11:08   폰트크기 변경      
‘2주 시한’ 내놓고 왜?…이란 ‘저항’ 예고에 긴장 최고조

류효림 기자 = 22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이란 공습 관련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미국이 21일(현지시간) 이란의 핵시설을 무력화하기 위한 공습을 기습적으로 감행했다.

미국 정부의 이란에 대한 ‘군사 개입’이 현실화되며 일촉즉발로 치닫던 중동분쟁이 중대 기로에 서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SNS를 통해 포르도와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의 3개 핵시설에 대한 ‘매우 성공적인 공격’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어 백악관에서 대국민 담화에 나서 “중동의 불량배(bully)인 이란은 이제 평화를 구축해야 한다. 이란이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향후 공격은 훨씬 강력하고 훨씬 쉬울 것”이라며 이란이 미국의 요구대로 핵무기 개발 능력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으면 더 강력한 공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란에는 평화가 아니면 비극이 있을 것이며 그 비극은 우리가 지난 8일간 목격한 것보다 훨씬 클 것”이라며 “만약 평화가 빨리 도래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런 다른 표적들을 정밀하게, 신속하게, 숙련되게 공격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군의 이란 핵시설 공습 후 백악관에서 대국민담화를 하고 있다. / AFP=연합


지난 19일 ‘향후 2주’를 협상시한으로 내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틀만에 전격 공습에 나서면서, 군사행동에 대한 배경과 파장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는 21일(현지시간) 백악관 대국민 담화에서 이번 공격의 목적에 대해 “이란의 핵농축 역량을 파괴하고 세계 최대 테러 후원국가가 제기하는 핵 위협을 저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평화’를 여러 차례 강조하며 이란 정부에 협상에 나설 것을 압박했다.

미 언론들은 이번 공격에 대해 ‘외교적’ 대화를 촉구하는 것으로는 사태 해결에 진전을 볼 수 없다는 트럼프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공격이 중단되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과 대화할 수 없다고 밝혔고, 트럼프는 전쟁에서 이기고 있는 이스라엘의 공격을 중단시키기는 매우 어렵다고 전한 바 있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군은 미 공군 B-2 스텔스 폭격기 6대를 동원해 이란 포르도에 벙커버스터 12발을 투하했으며, 나탄즈와 이스파한 등 다른 핵 시설에는 미 해군 잠수함이 토마호크 미사일 30여발을 발사한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CNN 방송은 “이란 핵 시설에 대한 미국 대통령의 공격 결정은 이란의 군사적 약점을 다시 한번 드러낸다”며 “트럼프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 실체를 현장에서 없애는 것이 더 안전하고 빠르며 효과적인 선택이라고 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또 이란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하메네이 축출 등 ‘정권교체’는 공습의 목표가 아니라며 이란을 협상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유인책도 던졌다.

그러나 이란이 당장 굴복하기보단 ‘보복’과 ‘저항’을 선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 장관은 “오늘 아침의 (미군의 폭격) 사건은 터무니없고 영원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모든 유엔 회원국은 이처럼 극도로 위험하고 불법적이며 범죄적인 행위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미국의 공습 직후 이란은 이스라엘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재개하며 응수했다. 주요 외신들은 이스라엘 텔아비브와 예루살렘 상공에서 여러 차례 폭발음이 들렸으며, 이스라엘도 미사일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요격 작전을 진행 중이라고 확인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개입으로 지역 내 전쟁 확대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면서 “미국의 이번 공격은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이란의 강력한 반격을 촉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핵시설을 ‘완전히 제거’했다는 트럼프의 장담과 달리 이란 정부는 실질적인 타격은 입지 않았다며 ‘건재함’을 주장하기도 했다.

메흐디 모하마디 이란 국회의장 보좌관은 “이란은 며칠 동안 포르도 시설에 대한 공격을 예상했다”며 “이에 핵시설을 대피시켰으며, 오늘 공격으로 인한 회복 불가능한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영국 BBC는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파괴한다는 목표를 달성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만약 실패했다면 다시 공격해야 한다는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대통령실은 미국의 공습 직후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안보경제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이번 사태가 우리 안보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의했다. 외교부도 핵비확산 관점에서 이 문제를 중시하고 있다며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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