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이 모리빌딩 집행임원
수직ㆍ입체 복합개발, 공간 재창조
‘롯폰기 힐스’ 도시 재생 랜드마크
지진에 안전…자체 전력 생산도
값 비싼 땅에 문화ㆍ관광시설 적용
새로운 문화 거점으로 일대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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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이 아키쿠니 모리빌딩 집행임원이 1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대한경제>가 개최한 ‘2025 도시와 공간 포럼’에서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안윤수 기자 ays77@ |
[대한경제=이종무 기자] 일본 수도 도쿄를 비추는 등대 같은 건축물로 도쿄타워와 롯폰기 힐스를 꼽을 수 있다. 롯폰기 힐스는 도쿄의 대표적 도심 재생 사업으로 신흥 부촌이자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대지진 위험에 상시 노출돼 있는 도쿄에서 흔히 볼 수 없없던 초고층 건물로, 거주-업무-상업-문화 등 이른바 직(職)ㆍ주(住)ㆍ락(樂)이 결합된 복합 개발 개념을 굳힌 계기가 됐다. 공간 재창조로 도시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시민들의 생활을 변화시켰다는 평가다.
롯폰기 힐스 등 힐스 시리즈를 개발해온 일본 대표 디벨로퍼(부동산 개발회사) 모리빌딩이 1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대한경제>가 개최한 ‘2025 도시와 공간 포럼’을 찾았다.
아라이 아키쿠니 모리빌딩 집행임원이 기조 강연에 나서 이러한 도시 개발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했다. 아라이 집행임원은 모리빌딩에서만 37년 근무한 도시 설계 전문가로 아자부다이 힐스 등 다수의 도시 재생 사업을 이끈 장본인이다. 현재는 모리빌딩에서 도시 재생 프로젝트 설계를 총괄하고 있다.
아라이 집행임원은 “롯폰기에 우리가 지향하는 직주근접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인지가 최대 과제”였다며 “특히 고베 대지진 발생 이후 도쿄는 지진에 강한, 지진에도 안심하고 안전한 도시라는 인식히 굉장히 필요한 시기”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제진ㆍ면진 장치 등을 적용해 구조적으로 최상급 스펙을 적용하고, 비상 상황 등 유사 시 안정적인 전원 확보가 가능하도록 전기도 스스로 만들어내는 체계도 구축했다”면서 “그 결과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도쿄가 전기 부족으로 힘들 때 그 유용성을 발휘했다”고 말했다.
또 “당시 유흥가였던 롯폰기의 이미지를 불식하는 것 역시 숙제였는데, 임대료가 가장 높은 타워 상부에 미술관과 전망대를 일부러 배치해 문화 상징으로 만드는, 설계 단계부터 큰 도박을 했다”면서 “오히려 문화 교류가 이뤄지고 새로운 문화가 발신되는 거점이 되면서 그 도전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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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이 아키쿠니 모리빌딩 집행임원이 1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대한경제>가 개최한 ‘2025 도시와 공간 포럼’에서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안윤수 기자 ays77@ |
힐스 시리즈를 위시한 모리빌딩의 개발 사업은 직주락을 실현하기 위한 수직 정원 도시(버티컬 가든 시티)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모리빌딩 창업주 모리 미노루 회장이 구상한 도시 재생 철학이기도 하다. 고밀도 도시 환경에서 도시 경쟁력과 삶의 질을 함께 끌어올리기 위해 초고층 건축과 저층부 녹지, 공공 공간의 입체적 결합을 추구한 게 핵심이다.
아라이 집행임원은 아자부다이 힐스 사례를 언급하면서 “약 30년에 걸쳐 올해 마지막으로 주택동이 완공된 아자부다이 힐스는 그간 힐스 시리즈로 쌓아온 모든 노하우의 결정체”라면서 “사람과 사람이 연결돼 서로 자극을 주고받는 컴팩트 도시, 도시 속의 도시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아자부다이 힐스는 주거와 오피스 시설이 어우러진 높이 330m 초고층 타워에 지상에는 2만4000㎡의 녹지를, 지하에는 상업ㆍ문화시설을 집약했다.
그는 “모던 어반을 콘셉트로 그린(green), 웰니스 등 두 축을 구성해, 자연과 어우러진 환경 속에서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건강해질 수 있는 지역 실현을 목표로 삼았다”며 “단순히 건강하게 지내고 운동, 식생활뿐 아니라 마음과 충실한 업무, 사람과의 관계성을 아자부다이 힐스를 지지하는 핵심으로 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간 도시를 개발하며 사람들이 그곳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우리는 봤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도시를 만들고 키워나가는 데 끝이란 없다”고 강조했다.
아라이 집행임원은 모리 미노루 기념재단 산하 도시전략연구소가 발표한 지난해 세계도시경쟁력지수(GPCI) 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이 조사에서 서울은 지난해 6위를 기록하며 계속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압도적 강점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는 “대중에게 서울은 연상시키는 이미지가 ‘없다’고 지적됐다”며 “서울의 도시 종합력을 키워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종무 기자 j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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