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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관세협상 ‘15% 부과’ 타결…‘동병상련’ 한국에 시사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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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7-23 17:59:49   폰트크기 변경      
조선업ㆍ에너지 ‘핵심 카드’…방위비 등 ‘군사’ 분야 요구 가능성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백악관 제공]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미국과 일본이 22일(현지시간) 관세를 위시한 통상 현안에 대한 포괄적인 합의를 이끌어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설정한 상호관세 유예 종료 시한(8월1일)을 일주일여 앞두고 핵심 무역 상대국을 비롯한 국가들의 대미 협상에서 결과가 속속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SNS를 통해 “방금 일본과 대규모 합의를 완료했다”며 “아마 지금까지 협의 중 최대 규모일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에 따르면 미국은 일본산 수입품에 상호관세는 15%를 부과한다. 기존 예고했던 25%보다 ‘10%포인트(p)’ 낮아진 수준이다.

핵심 품목별 관세인 자동차 관세 또한 4월부터 부과된 25%에서 12.5%로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기존 관세 2.5%를 더하면 이 역시 15%가 된다. 일본이 관세 협상에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신 일본은 양국 합작사업 등 미 현지 투자와 시장 개방을 확대하기로 했다.

트럼프는 “내 요청에 따라 일본은 미국에 5500억 달러(약 759조원)를 투자할 것”이라며 “이 중 90%의 수익을 미국이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을 위해 일본이 미국과 ‘조인트 벤처’를 설립할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는 자동차와 트럭, 쌀 등 일부 농산물에 대한 일본 시장 개방을 최대 성과로 지목하기도 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이번 합의에 ‘대미 농산물 관세 인하’는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일본 정부가 의무적으로 수입하는 최소시장접근(MMA) 물량 제도의 틀 안에서 필요한 쌀을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도 ‘총력전’에 나선다. 지난 20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에 이어 23일 김정관 산업부 장관, 24일 구윤철 장관이 잇따라 미국을 방문한다.

특히 25일에는 구 부총리와 여 본부장이 미국의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함께 ‘2+2 통상협의’를 개최할 예정이어서 관세 협상 국면에서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관세율과 협상 쟁점 등 우리나라와 유사점이 가장 많은 일본이 진통 끝에 극적 합의를 도출하면서, 우리 협상 전략에 중요 참고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대미 관세를 대폭 낮추는 대신, 주력 산업 합작과 현지 투자, 시장 개방 확대 등을 내걸고 트럼프에 ‘실익’을 챙겨주는 전략으로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평이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반도체와 의약품 등 경제 안전보장 측면에서 중요한 물자는 만일 향후 관세가 부과될 경우 일본이 다른 나라보다 나쁜 대우를 받지 않는다는 확약을 얻었다”며 “일본 기업의 미국 투자를 통해 반도체, 의약품, 철강, 조선, 중요 광물, 항공, 에너지, 자동차, 인공지능(AI)ㆍ양자 등 경제 안보상 중요한 분야에서 미일이 함께 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강인한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인도네시아 또한 미국이 수출하는 자동차, 농산물, 의약품에 대한 각종 규제 적용을 면제하는 조건으로 상호관세 세율을 32%에서 19%로 13%p 낮춘 바 있다.

미 정부는 한국과 협상에서도 ‘관세 외’ 적인 부분에서 상당한 요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알래스카 LNG 사업 합작 투자를 위한 ‘조인트 벤처’ 설립과 트럼프가 2기 당선 직후부터 한국을 콕 집어 요청한 ‘조선’ 협력 등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 정부 또한 한국의 주력 산업인 조선업ㆍ반도체ㆍ에너지 등이 트럼프의 최대 관심 분야인 만큼 이를 고리로 합의점을 찾겠다는 방침이다.

김정관 장관은 23일(한국시간) 오전 출국에 앞서 “한미간 산업 및 에너지 분야 협력이 한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포지티브 섬(positive sum)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미국에 도착한 직후 하워드 러트닉 상무 장관 등을 만나 한국 측이 그동안 제안해 온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조선업ㆍ반도체ㆍ배터리 등 전략 산업 분야 및 에너지 분야 협력 강화 방안도 폭넓게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한다면 협상 국면의 최대 분수령이 될 2+2 통상협의에서 최종 타결을 이끌어 낼 포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 정부가 일본과 합의에선 빠진 ‘군사’ 관련 요구사항을 내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선 과정에서부터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을 유독 강조해 온데다, 장기적으로 미국의 최대·경쟁국인 중국에 대응하기 위한 ‘포위망’을 구축하는 전략 추진에 나설 것이란 관측에서다.

실제로 트럼프는 이날 필리핀과 협상에서 관세 1%p(20%→19%) 인하, 시장 개방과 함께 군사 협력 관련 합의도 타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군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국가이며, 최근 훌륭한 훈련을 몇 차례 실시했다”면서 “우리는 군사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 통상 수장’들에 앞서 안보 협상 수장이라 할 수 있는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0일 먼저 미국을 다시 찾은 것도 이 같은 기류를 반영한 조치로 해석된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미일 협상 관련, 우리 협상에 참고할 부분 있는지 파악 중”이라며 “안보실장과 통상교섭본부장이 방미 중이고, 경제부총리와 산업부장관이 미 주요 인사와 만나 국익을 위한 가장 좋은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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