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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안전 A to Z]10㎝ 틈새까지 확인… “안전, 샐 틈이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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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7-25 06:00:18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박흥순 기자]푹푹 찌는 듯한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 23일, 부산광역시 남구 부산마리나비즈센터 건립공사 현장은 국토안전관리원의 ‘건설안전코칭’으로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날 현장에서 근로자들의 안전모는 땀으로 흥건했고, 달궈진 철근은 손으로 만지기조차 어려울 정도였다. 잠깐의 방심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현장이지만, 위험요소를 찾아내 제거하려는 노력은 한여름 무더위보다 더 뜨거웠다.


부산광역시 남구 우암동에 위치한 마리나비즈센터 건설현장. /사진:박흥순 기자


관리원 영남지역본부가 주관한 건설안전코칭은 단순 점검을 넘어 실전 대응 훈련에 가까웠다. 오철웅 차장과 최호중 직원 등 코칭팀은 발주처, 시공사 등과 함께 안전조치 이행 현황과 서류·공정 검토를 진행하며 현장의 위험 요소를 세밀하게 짚었다.

이 현장은 총공사비 209억원을 들여 지상 4층, 연면적 9116㎡의 복합업무시설을 짓는 게 핵심이다. 현재 공정률은 55%로 골조공사가 한창이었다.

건설안전코칭은 시공사나 감리자를 대상으로 하는 일반적인 안전컨설팅과는 다르다. 발주청 및 인허가기관 소속 직원의 안전·품질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현장의 재해 예방과 고품질 시공을 유도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코칭은 안전관리계획서 등 서류 검토 방법부터 신기술 동향, 개정 법령 등 최신 정보 제공, 현장점검 노하우 전수까지 포괄한다.

이날 코칭은 시스템비계 작업 발판 간격 점검부터 시작됐다. 현장에서 10㎝ 이상 벌어진 틈이 확인되자, 코칭팀은 “자재를 옮기다 보면 발판 고리가 빠져 추락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며 “고리식 발판 대신 규격에 맞는 전용 철물로 틈새를 메우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지적했다.


계단 난간 설치를 지적하는 국토안전관리원 관계자. /사진:박흥순 기자


추락사고 예방 점검은 고소작업차의 전도 방지 장치, 과상승 방지 장치, 개구부 덮개, 안전 난간 설치 상태까지 꼼꼼히 이어졌다. 코칭팀 관계자는 “건설업 재해의 57%가 추락사고”라며 “사소해 보이는 작업 발판 하나에 큰 사고가 숨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 예방도 핵심 점검 항목 중 하나였다. 코칭팀은 최근 구미에서 20대 외국인 근로자가 첫 출근 당일 열사병으로 사망한 사고를 언급하며, “현장에 익숙하지 않은 신규 채용자는 별도 관리와 추가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체감온도가 33도를 넘으면 2시간 작업 후 20분 휴식을 보장해야 한다는 정부 지침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확인했다. 현장 근로자들에게는 수분 섭취의 중요성도 재차 당부했다.


추락방지 난간 설치와 기준에 대해 설명하는 국토안전관리원 관계자. /사진:박흥순 기자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불법 이중 하도급 문제에 대한 경각심도 거듭 강조됐다. 코칭팀은 “재하도급 근로자가 원청 근무복을 착용하고 현장에 투입되면, 발주처 입장에서는 실태를 파악하기 어렵다”며 “발주처와 감리단이 시공사와 함께 실제 투입 인력의 소속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국토안전관리원이 지원한 스마트 안전장비의 실효성 점검도 함께 진행됐다. 현장에 지급된 장비는 타워크레인 고정형 CCTV, 이동식 CCTV, 비계 변위감지기 등 총 3종. 코칭팀은 장비 작동 여부를 직접 확인하고, 현장 사용자의 불편사항을 청취해 즉시 개선을 약속했다.

현장소장 A씨는 “예전엔 스마트 안전장비를 감시 장치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인식이 바뀌어 설치·운용에 어려움이 없다”며 “더 많은 장비가 보급되면 현장 안전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에 설치된 이동식 CCTV. /사진:박흥순 기자


현장 점검을 마친 뒤에는 서류와 각종 계획서 검토가 이어졌다. 코칭팀은 안전관리계획이 현장 여건과 작업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확인했다. 오철웅 차장은 “우리는 현장을 평가하거나 단속하는 조직이 아니다”라며 “외부 기관의 점검이나 실제 사고에 앞서 위험 요소를 한번 더 걸러내고, 현장 스스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코칭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박흥순 기자 so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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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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