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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이재용ㆍ머스크 ‘파운드리 동맹’…경영복귀 첫 대형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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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7-28 14:54:42   폰트크기 변경      
24조 들인 美 테일러 공장 본격 가동…후속 고객사 확보도 박차 가할 듯

그래픽:대한경제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삼성전자가 23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빅테크 수주를 따내면서 오랜 적자에 시달렸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의 반전 가능성이 높아졌다. 테슬라와 체결한 이번 계약은 삼성전자 역사상 단일 고객 기준 최대 규모로, 이재용 회장의 경영 복귀 후 첫 굵직한 성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28일 글로벌 대형 고객사와 22조7648억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기간은 2025년 7월부터 2033년 12월까지 총 8년 5개월간이다. 이는 삼성전자 2024년 연결매출(약 300조원)의 7.6%에 해당하는 규모다.

삼성전자는 계약 상대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직접 SNS를 통해 수주 사실을 확인했다. 머스크는 “삼성의 새로운 대규모 텍사스 공장(테일러 팹)이 테슬라의 차세대 AI6 칩 생산을 전담하게 될 것”이라며 “이것의 전략적 중요성은 과장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머스크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재 테슬라의 AI4 칩을 생산 중이며, TSMC가 AI5 칩을 담당한 후 삼성이 AI6 칩을 맡게 된다. 이는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 테일러 팹에서 2나노 공정 기반 테슬라 AI 칩을 본격 생산함을 의미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최근 수년간 ‘첨단공정 수율 실패’와 ‘고객 이탈’의 이중고에 시달렸다. 3나노 공정에서 TSMC보다 먼저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도입했지만 수율이 뒷받침되지 않아 오히려 격차가 벌어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7.7%로 TSMC(67.6%)와 60%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특히 테일러 팹은 공정 안정성 우려로 가동이 지연되며 분기당 2조~3조원 적자가 지속됐다. 삼성전자가 180억 달러(약 24조원)를 투자한 미국 내 최대 첨단 파운드리 거점으로, 그동안 ‘고객 없는 고급공장’이라는 오명을 썼다.

하지만 이번 테슬라 수주는 분위기를 단숨에 반전시킬 전망이다. 테슬라가 자율주행 AI 슈퍼컴퓨터와 휴머노이드 로봇용 AI 칩 생산을 삼성에 맡긴 것은 삼성의 2나노 공정 수율과 품질이 글로벌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번 수주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복귀 후 첫 대형 성과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사법리스크를 해소한 그는 올 상반기 미국, 중국, 일본을 오가며 ‘글로벌 세일즈맨’ 역할을 자처했다. 특히 3월 미국 출장에서 테슬라, 엔비디아 등 핵심 고객사와 직접 교류하며 사업 협력을 추진했다.

함께 주목받는 인물은 마거릿 한 삼성전자 DSA(미주법인) 파운드리 총괄 부사장이다. TSMC 북미 담당 고위 임원 출신인 그는 지난 3월 삼성에 영입된 직후 테슬라 수주를 위한 실무 채널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은 기술력 개선의 성과이자 영업 역량과 글로벌 네트워크가 총동원된 결과물”이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삼성의 이번 수주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되기는 단기적으로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TSMC는 내년부터 1.4나노 공정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며, 삼성의 2나노 라인이 아직 상업 양산을 본격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기술 주도권 격차가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까다로운’ 고객사인 테슬라가 삼성의 2나노 기술을 선택했다는 것은 적어도 수율 불신 해소와 공정 경쟁력 복원의 신호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장기 계약을 통해 테일러 팹의 생산 기반을 확보한 만큼, 중장기 수익 구조 안정과 후속 고객사 확보에도 탄력을 받게 됐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이 이번 계약을 발판으로 연간 파운드리 매출을 10%가량 증가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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