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석희 SK온 사장이 30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수펙스홀에서 열린 ‘2025 SK이노베이션 기업가치 제고 전략 설명회’에서 SK온 성장 스토리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 SK이노베이션 제공 |
[대한경제=이계풍 기자]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이 윤활유 사업 계열사 SK엔무브를 흡수합병한다. SK온은 이번 합병을 통해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을 동시에 강화하고, 배터리 밸류체인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솔루션 기업(Solution Provider)’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이석희 SK온 대표이사 사장은 30일 ‘SK이노베이션 기업가치 제고 전략 설명회’에서 “SK온과 SK엔무브의 합병은 단순한 조직 재편이 아닌 미래 성장을 견인할 결정적 모멘텀”이라며 “양사의 제품과 기술, 고객, 사업 역량을 긴밀히 접목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최근 배터리 산업이 직면한 위기를 ‘체질 개선’의 기회로 여겼다. 그는 “전기차(EV) 수요 둔화와 경쟁 심화 등 비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되고 있지만, 오히려 사업을 재정비하고 내실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SK온은 글로벌 생산 거점을 안정화하고, 비용 절감과 원가 구조 혁신을 통해 수익성을 방어해왔다. 현재 전 사업장이 내부 수요 목표를 초과 달성하고 있으며,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DT) 기반의 제조 혁신을 통해 생산 효율도 극대화하고 있다. 공급망 고도화와 원소재 트레이딩 역량도 함께 강화하고 있다.
이 사장은 “고객 니즈가 성능 중심에서 원가와 안정성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셀에서 시스템 전반으로 확장되는 기술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SK엔무브와의 기술 융합을 강조했다. SK온의 셀-투-팩(cell-to-pack) 기술에 SK엔무브의 액침 냉각 기술을 결합해 열 확산을 줄이는 고성능 배터리 패키지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그는 “양사의 기술 정보를 전면 공유함으로써 연구개발(R&D)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단순 셀 공급자를 넘어 고객 맞춤형 시스템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이 패키지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도 적용해 신규 수요를 공략할 계획이다.
지역별 전략도 제시했다. 이 사장은 “미국은 단기적인 수요 둔화 우려가 있으나, ESS 수요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전략적 우선순위가 높은 시장”이라며 “북미 블루오벌 SK(BOC), 현대차 합작(JV) 공장 등의 가동을 통해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중국은 내수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핵심 고객 대응에 집중할 계획이고, 유럽은 친환경 정책 강화로 수요 회복의 기회가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SK온은 ESS 사업을 별도 성장축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이 사장은 “리튬인산철(LFP) 파우치, 액침 냉각 기술 외에도 화재 조기 진압 솔루션 등 차별화된 기술을 바탕으로 ESS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며 “2030년까지 ESS 매출 비중을 전체의 20% 수준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2030년까지 상각전영업이익(EBITDA) 10조원을 달성하고, 부채비율을 100% 미만으로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며 “배터리 기술, ESS, 신시장 개척 등을 통해 재무 안정성과 수익성을 모두 갖춘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했다.
이계풍 기자 kplee@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