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용량 900㎿ 규모…설계용역 예산 492억원 책정
![]() |
그래픽: 김하나 기자 |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 총사업비 1조8000억원이 투입되는 합천양수발전소의 종합설계용역을 이달말 발주한다.
11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한수원은 합천양수발전소 1∼4호기 건설을 위한 종합설계용역을 조만간 공고할 예정이다.
경남 합천군 묘산면 일원에 건설되는 합천양수는 시설용량 900㎿ 규모의 발전소다. 설계용역에는 발전소 기본ㆍ실시설계, 건설공사 지원업무 수행 등이 포함된다. 예산은 491억9757만원으로 책정됐고, 용역기간은 오는 10월부터 2035년 3월까지 총 113개월이다.
한수원은 합천양수 사업 추진을 위해 올초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했다. 예타 결과가 내달 중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설계 작업을 위한 용역사 선정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다.
양수발전소 건설사업은 최근 급증한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해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한수원은 제8ㆍ10ㆍ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2037년까지 5개 사업장, 설비용량 기준 총 3.7GW 규모의 양수발전소를 건설해야 한다. 10년 넘게 중단됐던 사업이 재개되면서 관련 발주 일정도 빠듯하게 잡히고 있다. 특히 양수발전소는 실제 공사기간만 7년 내외가 소요되는 터라, 설계 및 시공사 선정 절차도 맞물리는 모양새다.
첫 타자인 영동양수(500㎿)는 지난 4월 착공했고, 홍천양수(600㎿)는 이번주 토건공사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포천양수(700㎿)도 조만간 토건공사 사업자 선정을 위한 공고가 나올 예정이다. 이번에 종합설계용역 발주가 예고된 합천양수에 이어, 설비용량이 가장 큰 영양양수(1000㎿)도 타당성조사 용역이 진행 중에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설계 작업은 예타를 통과한 이후 진행할 수 있지만, 사업자 선정 절차는 미리 밟을 수 있다”며 “합천양수 건설사업이 예타를 통과하면 바로 설계 작업에 들어갈 수 있도록 용역사 선정 절차를 이달 중 진행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홍천양수는 오는 14일 토건공사 시공사 선정 입찰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당초 삼성물산ㆍ현대건설ㆍ대우건설ㆍ포스코이앤씨 컨소시엄 4파전이 예고됐지만, 포스코이앤씨가 신규 인프라 수주 활동 중단을 결정하면서 3개 컨소시엄이 경합을 벌이게 됐다.
양수발전 건설사업은 유사 발전소 및 댐 시공 실적을 요구한다. 국내에 입찰가능한 건설사는 5∼6개사에 불과하다. 포스코이앤씨는 양수발전 사업을 신규 수익원으로 보고 수주 활동에 심혈을 기울여 왔는데, 이번 결정에 따라 전체 양수발전 입찰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생겼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양수발전 실적사가 국내 몇 개 없는 상황에서 영동양수를 DL이앤씨가 수주했고, 포스코이앤씨도 사업에서 빠지기로 하면서 입찰할 수 있는 건설사가 하나 더 줄었다”며 “건설사 입장에서도 양수발전소 사업을 연달아 수주하기엔 부담이 있는 만큼 이번에 홍천양수를 누가 수주하느냐에 따라 포천양수 등 향후 발주될 사업의 입찰 전략이 다양해질 수 있다”고 귀띔했다.
신보훈 기자 bbang@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