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이승윤 기자] 서희건설 측이 김건희 여사가 2022년 해외 순방 당시 착용했던 고가의 목걸이를 직접 구입해 김 여사에게 건넸다는 내용이 담긴 자수서를 특검에 제출했다.

김 여사 측은 그동안 이 목걸이에 대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입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왔는데, 이 같은 주장과 배치되는 진술이 나오면서 김 여사의 구속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김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검팀의 오정희 특검보는 12일 언론 브리핑에서 “서희건설 측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나토(NATOㆍ북대서양조약기구) 순방 당시 김 여사가 착용했던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를 교부한 사실을 인정하는 취지의 자수서를 특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서희건설 측이 김 여사에게 교부했다가 몇 년 뒤 돌려받아 보관했던 목걸이 진품 실물을 임의 제출받아 압수했다”며 이날 김 여사에 대한 영장심사 과정에서 진품과 가품 목걸이를 모두 증거로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특검은 앞서 전날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있는 서희건설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오 특검보는 김 여사 측을 겨냥해 “목걸이 진품을 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것이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당시 ‘홍콩에서 20년 전 산 가품’이라고 주장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압수수색 중 동일한 모델의 가품이 김 여사 오빠의 인척(장모) 주거지에서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며 “김 여사와 관련자들의 수사 방해, 증거 인멸 경위를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특검은 서희건설 측이 김 여사에게 고가의 목걸이를 선물하면서 인사 청탁을 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의 맏사위이자 검사 출신인 박성근 변호사가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의 해외 순방 직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부분이 석연치 않다는 이유다.

한편 이날 김 여사에 대한 영장심사는 약 4시간 반 만에 끝났다. 영장심사는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맡았다.

특검이 청구한 구속영장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을 비롯해 2022년 재ㆍ보궐선거와 지난해 국회의원 선거 등에서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한 혐의, 2022년 4∼8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교단 현안을 부정하게 청탁받은 혐의 등이 포함됐다.

김 여사는 구로구에 있는 서울남부구치소로 이동해 결과를 기다릴 예정이다.

영장 발부 여부는 이날 밤늦게나 13일 새벽쯤 나올 전망이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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