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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공세에 공장가동률 급락… K-배터리, ESS서 활로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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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8-19 05:40:18   폰트크기 변경      

LG엔솔 상반기 가동률 6.5%p↓

삼성SDIㆍSK온도 50% 밑돌아

ESS 시장 성장세… 적극 공략


[대한경제=이계풍 기자] 전기차 수요 둔화와 중국산 저가 배터리의 공세가 맞물리며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ㆍ삼성SDIㆍSK온)의 공장 가동률이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는 위축된 전기차 시장을 대신해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활로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18일 배터리 3사가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상반기 공장 가동률은 51.3%로 지난해(57.8%) 대비 6.5%포인트(p) 떨어졌다. 지난 2023년 처음으로 70%대 아래로 떨어진 이후 3년째 하락세다.

같은 기간 삼성SDI의 소형전지 부문 가동률도 76%에서 44%로 급락했다. SK온의 경우 2023년 88%에 달하던 공장 가동률이 지난해 44%로 반토막 났고, 올 들어서도 52%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전기차 배터리를 주력으로 삼아온 3사 모두가 가동 효율 저하라는 공통의 부담을 안게 된 셈이다.

이처럼 저조한 공장 가동률은 전기차 시장 둔화 때문이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 증가세가 둔화하는 사이 중국 업체들이 저가의 LFP(리튬ㆍ인산ㆍ철) 배터리를 무기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온 점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 배터리 3사가 주력으로 삼아온 고가의 NCM(니켈ㆍ코발트ㆍ망간) 계열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에서는 우위를 점하지만,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면서 수요가 줄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ESS 시장을 새로운 돌파구로 주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모르도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미국 ESS 시장은 올해 약 37억 달러에서 2030년 51억 달러 안팎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전력 수요가 늘고, 전력망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로 ESS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ESS용 배터리는 전기차 배터리보다 마진율이 높고 장기 유지ㆍ보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수익성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평가다.

미국 정부가 중국산 배터리에 고율의 관세를 매기고 있다는 점도 국내 기업에 호재다. 이미 최대 40%가 넘는 세율이 부과되고 있으며, 내년에는 50%대 후반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까지 미국 ESS 시장 점유율이 3%에 불과했던 국내 기업으로선 시장 판도를 뒤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국내 배터리 3사는 ESS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며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테슬라와 약 6조원 규모의 ESS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대형 고객사를 확보했다. 올해 말까지 북미 현지 ESS 생산능력을 17기가와트시(GWh)로 끌어올리고, 내년 말에는 30GWh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전기차 생산 라인의 일부를 ESS 생산으로 전환해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도 병행한다.

삼성SDI는 오는 10월 미국 인디애나주에 위치한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에서 ESS 셀 양산을 시작한다. 내년에는 현지에서 LFP 기반 ESS 생산에도 착수할 예정이다. SK온도 북미 주요 ESS 운영사와 공급 협상을 진행 중이며, 일부 라인은 이미 ESS 생산으로 배정됐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 둔화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ESS는 미국을 중심으로 기회가 큰 분야”라며 “국내 기업들이 얼마나 발 빠르게 시장을 선점하느냐가 실적 반등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계풍 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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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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