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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 구조개편] 석화업계 얼마나 어렵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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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8-20 15:52:25   폰트크기 변경      
석화업계 ‘연쇄 적자’ 위기…3대 기업 상반기 6000억원 손실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정부가 석유화학업계에 대해 강력한 구조개편을 요구하고 있는 배경에는 극심한 실적 부진과 유동성 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 중국발 공급과잉이 장기화하면서 수요 둔화와 스프레드 악화가 겹치며 국내 석화기업들은 연쇄 적자에 빠져버린 상태다. 공정 감산과 라인 멈춤은 일상화됐고, 이로 인한 손익 훼손이 누적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주요 석화기업들의 실적은 참담한 수준이다.

롯데케미칼 기초화학 부문은 올 1분기 영업손실 1077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도 2161억원의 적자를 냈다. 상반기 누적적자 규모는 전년 -2696억원에서 -3238억원으로 불어났다.

LG화학 석유화학부문은 적자폭이 1분기 565억원에서 2분기 904억원으로 늘어났다. 상반기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11억원 흑자에서 올해는 -1469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은 2분기에 영업손실 468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912억원)보다 적자폭을 개선하긴 했지만, 주요 제품 공급과잉 영향으로 범용제품의 판매가격 하락은 여전했다.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의 상반기 누적실적은 전년 -361억원에서 올해 -1380억원으로 영업손실이 1000억원 이상 늘어났다.

석화 기업들은 핵심 시설 평균 가동률을 줄이며 생산량을 줄이는 중이다. 연속 공정이 이뤄져야 하는 석유화학시설 특성상 완전 정지보다는 가동률을 낮춰 공급량을 조절하는 것이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상반기 기준 범용 플라스틱 제품인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에틸렌(PE) 공장 가동률이 각각 72.8%, 71.7%로 집계됐다. 나프타 분해(NC) 가동률은 64.4%로 전년(81%) 대비 크게 떨어졌다. LG화학의 가동률 역시 지난해 78%에서 71.8%로 하락했다.

이처럼 업황이 나빠진 근본 원인은 중국발 공급과잉이다.

중국은 자국 내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석유화학 설비를 공격적으로 증설해왔다.

에틸렌 기준으로 중국의 생산능력은 2020년 2600만톤에서 2024년 4600만톤으로 4년 만에 77% 급증했다. 올해도 약 900만톤, 2026년에도 유사한 규모의 신증설이 예정돼 있다.

20년 이상 된 노후 설비 1000만톤이 단계적으로 폐쇄될 예정이지만, 신증설 물량을 상쇄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는 곧 글로벌 석화 시장의 가격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

에틸렌ㆍ프로필렌 등 범용 제품의 스프레드가 지속적으로 악화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도 크게 타격받았다.

여기에 미국 관세 정책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교역 위축도 수요 회복을 가로막는 중이다.

신용평가사들은 석화업계의 위기가 대외적 변수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업황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한국신용평가ㆍ한국기업평가ㆍ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사들은 올 상반기 정기평가에서 석유화학업종 산업전망을 ‘비우호적’으로, 신용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한 바 있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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