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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재생의 경제학] ③ 행정 중심 대책 한계…‘건축사 동행’이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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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8-29 15:33:34   폰트크기 변경      
주요 선진국 빈집문제 어떻게 푸나

건축사 참여 제도화로 효과↑

국내는 철거ㆍ관리 틀 못 벗어나


이탈리아 남부의 산골 마엔차(Maenza) 전경. 마엔차시는 늘어나는 빈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빈집 처분형 재생사업 ‘1유로 하우스’를 추진하고 있다. / 사진=행정안전부 제공.


[대한경제=전동훈 기자] 해외 주요 도시들이 빈집 재생 사업에 건축사 참여를 제도화해 성과를 내고 있는 반면, 국내는 여전히 행정 위주의 관리에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는 빈집 재생을 단순한 철거나 행정 관리 차원이 아닌, 건축사가 주민과 협력해 새로운 공간을 창출하는 과정으로 접근하고 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클루스하우스(klushuis)’ 사례가 대표적이다. 시는 매각되는 빈집마다 협력 건축설계사를 지정하고, 건축사는 구매자와 함께 실행계획을 작성하며 필요시 허가 신청까지 지원한다. 사업비 추정부터 계획 수립, 인허가까지 건축사가 지원하는 구조다.

스페인 역시 ‘건축사와의 동행’을 상설화했다. 바르셀로나는 구 단위로 ‘주택 재활성화 사무소’를 설치해 보조금 안내와 절차 관리, 기술 자문을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마드리드의 경우 건축가협회가 시와 협력해 ‘재생 오피스’를 운영, 전문가 연결을 지원하고 있다.

포르투갈 포르투는 도시재생공기업을 설립해 건축ㆍ도시 전문가 팀을 운영하며, 지난 2010년부터 2021년까지 도심에서 786개 동을 재생하는 성과를 거뒀다.

독일 라이프치히는 시민단체가 소유자와 사용자 간 임시사용 계약을 중개하며, 필요시 건축 자문을 제공한다. 이탈리아는 리모델링을 조건으로 1유로에 빈집을 매각해 재생을 유도하는데, 낙찰자에게 수개월 내 리노베이션 계획을 제출토록 해 건축사 등 전문가 참여를 전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교토시가 빈집 소유주에게 건축사를 무료로 파견한다. 요코하마와 치바현 가시와시는 ‘전문상담원 파견제’를 통해 건축사의 현장 진단과 개ㆍ보수 계획 수립을 지원한다.

반면 국내는 여전히 행정 중심 접근에 머물고 있다. ‘범정부 빈집 관리 종합계획’은 전국 단위 실태조사와 철거, 매입 및 임대활용, 세제 혜택, 재정 지원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서울시 ‘마을건축가’ 제도나 한국부동산원의 ‘소규모주택정비 통합지원센터’가 전문가 자문을 제공하지만, 개별 빈집 재생에서 건축사가 책임을 지고 함께 하는 체계는 미비한 상태다.

중견 건축사사무소 A사 임원은 “주요 선진국은 빈집을 주민과 건축가가 함께 새로 빚어내는 공간으로 보는 반면, 국내는 아직 철거와 관리의 틀에 묶어두는 것이 현실”이라며 “건축가 참여 없이는 매력적인 공간 창출이 어려운 만큼 구속력 있는 제도 도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전동훈 기자 j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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