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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新 시장 기대되죠”…K-원전 공급망 출격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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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8-25 06:20:38   폰트크기 변경      
한수원, '두코바니 원전 기자재 공급 설명회' 개최

건축ㆍ토목ㆍ전기ㆍ핵 등 8개 분야, 277개 품목 대상
내년 3분기 첫 발주 예정…공고 전 유자격 업체 등록 필수


황주호 한수원 사장이 21일 개최된 두코바니 원전 기자재 공급 설명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수원 제공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언론에서 제기되는 (웨스팅하우스 불공정 협약) 이야기를 잠시 하겠습니다. 자동차ㆍ반도체ㆍ조선업에서 지불하는 로열티와 비교하면 (한국수력원자력이 지급해야 할 원천기술 로열티는) 결코 과하지 않습니다. 웨스팅하우스는 공급망이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상당 부분은 우리나라 업체를 찾아야 할 겁니다. 공급사 여러분께 큰 피해가 가지 않을 거라고 말씀드립니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지난 21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개최한 ‘두코바니 원전 기자재 공급 설명회’에서 최근 이슈가 된 웨스팅하우스와의 물품 공급 및 로열티 협약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는 준비된 개회사가 아닌, 그간의 답답한 마음을 표현한 즉흥적인 발언이었다. 웨스팅하우스와의 협약으로 일부 제공해야 하는 비용이 존재하지만, 그 내용이 터무니 없진 않다는 것을 원전 사업 협력업체 앞에서 담담하게 풀어냈다.

설명회에 참석한 200여 개 업체, 350여 명의 관계자는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행사장에는 미 원전업체와의 협약 문제가 아닌, 유럽이라는 새로운 시장에 진출한다는 기대감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이번 설명회는 체코 두코바니 원전에 들어가는 보조기기 및 시공분야 품목 공급사를 선정하기 전 사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관련 분야는 건축ㆍ토목ㆍ환경ㆍ기계ㆍ핵ㆍ배관ㆍ전기ㆍ계측 등 8개로, 총 277개 품목 공급 업체를 대상으로 했다. 통상 국내에서 원전을 건설하는 경우 보조기기 관련 비용은 총사업비의 약 18∼20%를 차지한다. 한수원이 발주처 역할을 하는 국내 사업과 달리, 두코바니 사업은 해외 발주처가 있는 만큼 이 비중은 꽤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설명회에 참석한 한 원전업체 관계자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유럽 수출 사업이라는 점에서 벌써부터 기대감이 크다”라며 “국내 원전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새로운 일감을 확보할 기회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준비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에선 2017∼2021년 탈원전 정책으로 신규 원전 사업이 중단된 상태였다. 지난해 신한울3ㆍ4호기가 비로소 착공에 들어갔지만, 공급업체 입장에선 이 마저도 3∼4년치 일감에 불과하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확정된 신규 원전 건설 일정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이번 체코 원전 사업이 일감 공백을 해소해 줄 전망이다.



두코바니 원전 건설 사업은 총 3단계로 진행된다. 가장 먼저 건설준비단계로 기본설계, 체코 규제기관의 건축허가를 위한 인허가 준비, 잠재공급사 평가 및 입찰 등을 진행한다. 이후 건설단계에선 공간기초굴착, 콘크리트 타설, 원자로 설치 등 본격적인 건설 역무를 수행한다. 마지막으로 발주사 잠정인수 후 시험운전 및 최종인수를 거치면 사업이 마무리된다. 공기는 두코바니 5호기의 경우 141개월, 6호기 기준 153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공급사가 1단계의 보조기기 및 시공 품목 입찰에 참가하기 위해선 해당 사업 공고 전 ‘체코 공급자 관리 시스템(SMS)’에 유자격 업체로 등록돼야 한다. 한수원은 내년 3분기를 시작으로 구매 분야 발주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모든 입찰은 국제일반경쟁으로 진행되며, 낙찰자로 선정된 뒤에는 원사업자인 EDU II의 승인까지 받아야 한다.

한수원 관계자는 “체코 원전 사업의 성공적인 이행을 통해 원전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국내 기자재 공급사와 동반성장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두코바니 기자재 공급 설명회에는 200여 개 업체, 350여 명의 관계자가 참석했다./ 신보훈 기자



KEPIC 인증 기업, 입찰 참가 자격 부여
낙찰자 선정 후 美 ASME 취득하면 계약 유효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업은 기본적으로 미국기계기술자학회(ASME) 코드가 적용된다. 따라서 안전등급(방사능 누출 방지 등 안전에 핵심이 되는 부품) 기자재를 납품하려는 업체는 반드시 ASME 기술 인증서를 보유해야 한다.

하지만 입찰에는 국내 전력산업기술기준(KEPIC) 인증 업체도 참여할 수 있다. ASME 코드는 낙찰업체만 1년 이내에 승인 받으면 되도록 조건이 완화됐기 때문이다.

24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두코바니 원전 기자재 입찰에 참가하기 위해선 ‘체코 공급자 관리 시스템(SMS)’에 유자격 업체로 등록해야 한다. 한수원은 입찰 개시 90일 전 체코 발주사에 유자격업체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기 때문에 늦어도 연내에는 SMS 등록을 권장하고 있다. SMS 신청 시 원칙적으로는 ASME 인증서 보유해야 한다. 단, 예외적으로 KEPIC 인증서를 보유한 업체도 기술평가를 통과하면 등록 및 입찰 참가가 가능하다.

KEPIC은 대한전기협회에서 운영하는 민간 기술기준이다. 국내에선 원자력안전위원회 소관 고시에 따라 안전등급 부품을 공급하려면 KEPIC 인증을 필수로 받아야 한다.

국내 원전 업체 대다수는 KEPIC 인증서를 보유하고 있지만, ASME 인증은 만료된 경우가 많다. 이에 입찰 참가 단계에선 KEPIC까지 인정 범위를 넓히고, 낙찰자만 ASME를 승인받도록 조건을 정한 것이다. ASME는 인증 수수료가 KEPIC 대비 10배 이상 소요되는 등 중소업체에게는 상당한 비용 부담이 된다.

한수원 관계자는 “통상 ASME 인증을 받으려면 6개월 정도가 소요되는데, 수수료가 비싸다. 기자재 납품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ASME 인증을 받아야 하는 건 업체들의 부담이 크다고 판단해 KEPIC 인증 업체도 기술평가를 받을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KEPIC 인증서만 보유한 업체가 낙찰되고 1년 내 ASME 승인을 받지 못하면 입찰은 무효 처리된다. 이 경우 해당 물품 구매 입찰은 재공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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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기술부
신보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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