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교육격차 문제해결에 활용
SK하이닉스·카카오 등 성과 공개
일·유럽 사회적가치 창출 공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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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5일 열린 ‘사회적가치 페스타 2025’에서 영상 개회사를 하고 있다. / 사진: 민경환 기자 |
[대한경제=민경환 기자] 저출산고령화ㆍ기후변화ㆍ교육격차 등 사회문제 해결에 인공지능(AI) 활용이 본격화하고 있다.
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사회적가치 페스타 2025’에서 SK하이닉스, SKT, LG화학, 카카오 등 주요 기업들이 AI 기반 사회공헌 사업 성과를 공개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사회적 기업부터 대기업까지 300여개 회사와 일본ㆍ유럽 등 국내외 전문가들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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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가치페스타 2025에 SK하이닉스가 부스를 차리고 AI를 활용한 사회 공헌 활동을 알렸다. / 사진: 민경환 기자 |
SK하이닉스는 이주민 비율이 10%에 육박하는 경기 안성시에서 ‘AI 데이터플래닛’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통상 이주민 비율이 5%를 넘으면 ‘다문화사회’로 분류되는데, 한국 전체 이주민 비율은 지난해 기준 5.2%다.
한국에 먼저 정착한 중국ㆍ베트남 등 출신 이주민 32명이 직접 지역 거리 사진을 AI 플랫폼에 학습시키고 번역을 돕는 등 생활 노하우를 신규 이주민들에게 전수하는 시스템이다. 선배 이주민들은 데이터 어노테이터(인공지능의 학습자료를 만드는 사람) 교육을 받아 일자리를 찾을 수 있고, 후배 이주민들은 지역사회 정착에 도움을 받는다.
충북 청주에서는 ‘ICT 해피에이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 노인복지관에 디지털 기기와 건강정보시스템, 키오스크 등 다양한 IT 기기를 구축하고 노인이 동료 노인을 가르칠 수 있도록 ICT 교육을 제공한다. 올해까지 4개 노인복지관에 ‘디지털 사랑방’을 구축해 지자체 시니어클럽과 연계한 노인 공공일자리 창출도 목표다.
SKT는 취약계층 어르신의 고독사 예방을 위한 AI 콜서비스를 제공한다. 에이닷 기반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통해 사람과 통화하는 듯한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다. 시각 AI를 활용한 ‘케어비아’는 발달장애인 돌봄 지원 서비스다. 돌봄센터 CCTV 영상을 비전 AI가 실시간 분석해 때리기ㆍ밀기ㆍ발차기 등 11종의 발달장애인 행동을 분석하고 전문가 상담을 연결한다. 올바른 쓰레기 분리배출법을 알려주는 굿AI리사이클, 장애 청소년의 AI 격차 해소를 위한 행복 AI 코딩스쿨 등도 운영 중이다.
LG화학은 온라인 환경ㆍ과학ㆍ사회교육 사업 ‘라이크그린’을 선보였다. 학교나 돌봄기관에 ESG 교육자료를 제공하는 ‘그린클래스’와 유튜브 ESG 교육 채널 ‘대담해’로 구성됐다. 특히 그린클래스의 ‘학습보조 AI챗봇’은 초ㆍ중등 학생 맞춤형 교육을 돕고, 교사는 수업 준비에 챗봇을 활용할 수 있다.
카카오는 사회공헌재단 카카오임팩트의 ‘테크포임팩트’ 프로젝트 성과를 공개했다. 백내장 진단 앱, LLM기반 쉬운 글 만들기 서비스,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피트니스 게임 등이 대표적이다.
이날 행사에는 일본ㆍ유럽 등 선진국의 사회적 가치 창출과 평가 방법도 공유됐다. 소프트뱅크는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직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사회적가치 측정 체계를 소개했다. 사업이 창출한 직ㆍ간접적 효과를 14개 항목으로 정량화해 화폐가치로 환산하고 있다. 유럽 기업도 지속가능성 성과 측정을 위해 사회적가치의 화폐화를 진행하고 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영상 개회사에서 “그동안 사회문제에 대해 문제를 일으키는 곳에 벌을 주는 방식으로 접근했지만, 이제는 문제를 해결하는 곳에 더 많은 기회를 주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사회문제 현황과 해결 성과를 정확히 측정하고, 그 결과를 기반으로 한 성과 기반 보상 구조를 제도화해야 지속가능한 변화와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경환 기자 erut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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