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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판 닫힌 中企…중견 진입률 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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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9-04 16:41:03   폰트크기 변경      
‘역진적 규제’꼬집은 최태원 회장

중견→대기업도 1.4%에 불과
성장할수록 규제 343개나 더해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사파이어볼룸에서 대한상의·한국경제인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주최한 기업성장포럼 출범식에 참석해 기조연설하고 있다. 이날 최 회장은 계단식 기업규제 343건이 나열돼 있는 대형 패널을 준비해 공개했다. /  대한상의 제공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한국 기업들의 성장 저해 요인으로 ‘역진적 규제 구조’를 지목하며 정책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했다.

최 회장은 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업성장포럼 출범식’ 기조연설에서 “민주화는 잘 되고 있지만 경제성장은 잘 안 되고 있는 게 한국이 직면한 문제”라고 진단했다. <관련기사 2면>

대한상의 조사 결과, 최근 4년간(2020∼2023년) 중소기업의 중견기업 진입률은 평균 0.04%, 중견기업의 대기업 진입률은 1.4%에 그쳤다. 중소기업 1만개 중 4곳만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 100개 중 1∼2개만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바늘구멍 성장’이 현실이다.

최 회장은 이 같은 현상의 배경으로 성장할수록 혜택은 줄고 규제는 늘어나는 역진적 인센티브 구조를 꼽았다. 그는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때 94개 규제가 추가되고, 중견기업에서 대기업이 될 때는 329개 규제가 더해져 총 343개 차등규제에 직면한다”고 설명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기업성장포럼 출범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대한상의 제공


최 회장은 기업규제 343건이 나열된 사람 키보다 큰 대형 패널 3장을 제시하기도 했다.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경제형벌만 6000여개 조항에 달한다.

역진적 규제 구조로 인해 성장보다 축소를 택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중견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되돌아가는 회귀율은 6.5%에 달한다. 이렇다보니 한국경제에서 민간 부문의 성장 기여도가 1994년 8.8%포인트에서 30년이 지난 현재 1.5%포인트로 급락했다.

최 회장은 “성장 지향적으로 리스크를 짊어지고 베팅해야 하는데 규제가 늘어나다 보니 베팅하기가 두려워지고, 성장 인센티브가 별로 없어 현상 유지가 가장 좋고 유리한 환경이 됐다”고 분석했다.

대기업 역시 혁신보다는 안정을 택하고 있다. 송승헌 맥킨지 한국 대표는 기조강연에서 “대기업들의 사업구조도 10년간 변화가 없다”며 “삼성전자의 89개 사업부가 10년 전과 정확히 동일하고, 현대차그룹 등 주요 대기업들의 사업 포트폴리오도 20년간 그대로”라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기업이 성장을 지향할 수 있도록 잘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으로 제도를 바꿔야 한다”며 “규제 중심에서 성장 인센티브 중심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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