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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식 규제’ 철폐…‘성장동력’ 살릴 인센티브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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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9-04 16:41:11   폰트크기 변경      
재계, 기업성장포럼서 제언

최태원 회장 “성장기업에 세제 혜택, 고용 창출기업 인센티브 강화”
송승헌 맥킨지 한국 대표 “단기 성과중심 사업구조 탈피ㆍ‘기업가 정신’ 복원 여건 조성돼야”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기업성장포럼 출범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대한상의 제공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한국 경제가 성장 절벽에 직면했다. 기업들이 ‘계단식 규제’에 가로막혀 회사를 키우기보다 현상 유지에 안주한 결과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0.9%로 추락하고, 잠재성장률마저 0%대 진입이 유력한 상황이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송승헌 맥킨지 한국오피스 대표는 4일 서울 롯데호텔 ‘기업성장포럼 출범식’에서 성장 동력 상실의 원인과 해법을 제시했다.

데이터가 위기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한국의 민간부문 성장 기여도는 1994년 8.8%포인트에서 현재 1.5%포인트로 급락했다. 대기업 10년간 연평균 매출증가율은 과거 10%에서 최근 2.6%로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중소기업도 8~9%대에서 5.4%로 하락했다.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 복원을 위해서는 규제 혁파와 기업가 정신 회복이 시급하다는 게 공통된 진단이다. 최 회장은 성장 부진의 핵심 원인으로 계단식 규제를 지목했다. 그는 “과거 고성장기와 달리 지금은 성장하지 않고 있다”며 “사이즈별 규제가 성장 요인을 떨어뜨리고, 기업을 쪼개거나 규모 유지가 경영 목표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해법은 규제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과거 ‘보호위주형 지원’에서 ‘성장지향형 정책’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사이즈별 규제를 철폐하고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경제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장하는 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고, 고용 창출과 투자 확대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상의 분석에 따르면, 수익성 좋은 중소기업 100개사가 중견기업 수준으로 자산을 늘리면 5조원의 영업이익이 추가 창출된다. 이는 한국 GDP의 0.2%에 해당한다.

송 대표는 ‘기업가 정신’ 부재를 지적했다. 10년간 반복된 석유화학 구조조정 요구를 외면하고, 20년간 주력 수출품목을 그대로 유지하는 현실이 대표적 사례다. 같은 기간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중심에서 클라우드·AI 플랫폼 1위로, 아마존은 이커머스에서 AWS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혁신했다. 송 대표는 “한국 CEO 임기가 OECD 국가 중 가장 짧아 경영진이 중장기 투자를 꺼린다”며 “장기 성과 보상체계를 마련해 리스크 테이킹을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규제 과잉이 혁신 인재마저 해외로 내몰고 있다. 송 대표는 한 바이오테크 창업가가 자본시장 규제와 인력 채용 어려움 때문에 미국에서 창업한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정부 직접 투자보다 기업들이 기업가 정신을 갖도록 돕는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며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규제를 과감히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미래산업 선제 대응 전략도 제시했다. SK하이닉스의 HBM(고대역폭메모리) 성공처럼 기존 기반기술을 활용한 응용 분야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AI 분야 에이전트 AI와 피지컬 AI가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며 “인구 감소로 인한 인력 부족을 디지털 에이전트로 해소하고, 한국의 제조업 경험과 의료 데이터를 활용해 생산성을 혁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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